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둥관지역서 성매매가 성행하는 4가지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둥관지역서 성매매가 성행하는 4가지 이유

최근 사흘간 중국 광둥성(廣東省) 공안청은 6000명의 경찰을 투입해 둥관 지역을 중심으로 유흥업소와 사우나, 마사지샵 등 1만 8000여개의 업소에 대해 성매매 관련 긴급 단속을 벌였다.

단속에 적발된 문제업소의 업주만 920여 명에 달했다. 121명이 구속됐고, 364명이 구류처분 당했으며, 유흥업소 38곳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광둥 당위원회 상임위원회는 둥관시 당위원회 서기, 공안분국장, 파출소장, 주택단지위원회 서기 등을 파직시키고, 기율위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관련 업자들을 비호하고 뒷돈을 챙겨, 적극적인 단속의지가 결여된 혐의를 받고 있다.

둥관지역에서 이처럼 성매매가 성행할 수밖에 없었던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은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급속한 경제발전을 통한 비즈니스 활동은 유흥업소의 발전을 부추겼다. 80년대부터 급속히 성장한 둥관은 국내와 해외 다국적 기업들의 수많은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장소가 되었고, 밀려드는 공장에는 여공들로 넘치게 되었다. 둥관의 성장과 동시에 유흥업소와 매춘업소도 성장해 왔다. 그러나 2008년 몰아닥친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인해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게 되자, 거리로 내몰린 많은 여성 근로자들은 성매매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둘째,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을 통해 태어난 무적자 여성들은 불법적인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 전역에 '호구'와 '신분증'이 없는 유령인구가 존재한다. 광둥성에만 약 1000만 명의 무적자가 있으며, 그 중 여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으로 아들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은 다자녀에 대한 벌금을 피하기 위해서 여자아이에 대한 출산신고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이 성장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광둥성으로 몰려들었고, 신분을 증명할 수 없는 그들이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일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돈을 벌수 있는 성매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셋째, 이주노동자나 농민공들 중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머나먼 타지에서 고향을 바라보며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는 노동자들은 오랜기간 배우자와 떨어져 지내는 성적인 고통을 받게 된다.

결국 이들은 주변에서 싸고, 쉽고, 편리한 성매매 업소를 찾을 수밖에 없다. 농민공들의 일터인 공단 주변에는 '발마사지, 사우나, 호텔 등의 간판을 걸고 성매매를 하는 업소가 수십 개씩 포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넷째, 공무원들의 부정부패와 비리는 불법 영업을 부추기고 있다. 광둥성 내 성매매 관련업소들이 내는 세금과 뇌물은 공무원들에게 달콤한 유혹으로 존재한다.

둥관지역 성매매와 관련된 여성 접대부와 중개인, 안마소 직원 등과 식당, 숙박업소, 피부관리, 네일아트, 의류, 화장품, 대리기사 등 연관산업 종사자는 둥관시 전체 인구의 3%에 해당하는 30만명이다. 성매매 연관산업 규모가 지역 GDP의 1/7인 500억 위안(8조 8000억 원)에 달한다. 당연히 이들이 내는 세금을 통해 지방정부가 유지되고, 관계 공무원은 이들의 뒤를 봐주며 쉽게 배를 불릴 수 있다.

이번 둥관에 대한 대대적 단속은 시진핑 정부의 매춘 척결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동안 금기시 해왔던 곳을 허문 혁신적인 개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광둥성 경제에 많은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둥관에서의 성매매는 단순한 병폐가 아니며, 비공식적인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되어 왔기 때문이다.

매춘과 직접 관련있는 업소는 물론 요식업소를 비롯한 수많은 연관산업이 입게 될 심각한 타격은 지방 정부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둥관은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단속에도 굳건하게 버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도 둥관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정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