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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닌 연준에 ‘깜짝 놀란’ 금융시장…3월 금리인상 가능성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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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닌 연준에 ‘깜짝 놀란’ 금융시장…3월 금리인상 가능성 62%

日금융시장, 엔화 약세·달러 강세 상황 연출될까 노심초사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정책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불확실성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 사진=AP 뉴시스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정책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불확실성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 사진=AP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한국시간 1일 오전 11시. 푸른 줄무늬 넥타이를 매고 의회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시정연설 주제인 ‘미국 정신의 회복’(the renewal of the American spirit)에 대해 약 1시간 동안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강하고, 또 자랑스러우며, 자유롭다”며 “미국 시민을 우선시하는 것이 바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며 다시 한 번 ‘미국우선주의’를 강조했다.
이단아 취급을 받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진중한 모습을 보이며 차분하게 발언해 대부분의 언론에게 호평을 얻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첫 의회 시정연설에서 발표될 경제 부흥·세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전 세계 투자자들은 다소 실망한 모습이다.

그나마 1조 달러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언급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지만 시장을 활성화할 새로운 재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시장을 뒤흔들 만한 부정적 요인이 없어 투자자들은 안도할 수 있었다”며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입장도 강하게 내세우지 않아 무역전쟁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연설로 주식·외환시장에 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하던 일본 금융시장은 다소 안심하는 분위기다.

비교적 양호한 의회연설에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약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달러를 사들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트럼프 연설 도중 상승폭이 줄어들었지만 이내 오름세를 키웠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한 때 0.73% 상승한 101.86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연설 시작 후 엔화환율은 달러당 113엔 수준까지 움직였지만 트럼프 발언이 시장 기대감에 미치지 못하며 엔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며 하락곡선을 그렸던 닛케이지수는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지 언론들은 “투자자들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일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트럼프발 경제정책 기대감보다는 3월 금리인상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비둘기파’로 알려진 윌리엄 더들리 총재의 금리인상 필요성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CNN에 출연해 “금융긴축이 상당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추가 금리인상 근거가 더욱 강해졌다는 매파적 발언을 했다.

이런 발언에 힘입어 31%에 불과했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하루 만에 67%로 치솟았다. 연준은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3월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달러당 112엔대를 보이던 엔화환율은 113엔대로 오르며 엔화가치가 소폭 하락했다.

한편 일본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 경제정책을 발표·추진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해 엔화가치가 하락하고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당장 위기는 모면했지만 올해 안에 언제라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