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불편한 심기 드러내… 日외무상 “국제회의 안가”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징용 노동자 개인 청구권이 유효하다는 발언에 일본 외무상이 국제회의 참석을 거부하는 등 한일 관계가 냉각되는 분위기다.
25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30분간 전화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한 공조를 확인하던 아베 총리는 일본의 식민지 치하에서 동원된 한국인 징용 문제와 관련 “미래 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해 양국이 현안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강제징용 문제는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문 대통령이 강력 반발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 대통령이 역대 한국 정권 중 처음으로 ‘한국인의 개인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에 대한 소식을 접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불편한 심기를 전면에 드러냈다.
산케이신문은 고노 외무상이 한국 정부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오는 29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지난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18차 아세안+3 외무장관 회의’에서 강경화 외무장관과 회담할 당시 일제 강점기 시대 조선인 징용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항의했다.
이 자리에서 고노 외무상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지만 최근 서울 일본대사관 인근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설치되는 등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가 초청한 국제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역시 문 정권의 대일 정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고노 외무상의 한국 방문을 당분간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산케이는 “이웃 국가의 국제회의에 일본 외무상이 불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