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실 대변인 타카다 마사코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는 회사 측이 제안한 8명의 후보가 모두 선임됐으며, 동시에 주주 제안을 따르는 이사가 과반수를 상회했다. 따라서 복귀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는 세토 전 CEO의 귀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영국의 투자 회사 마라톤 애셋 매니지먼트(Marathon Asset Management) 등 릭실의 주주 일부는 "수장의 교체 경위에 거버넌스(통치·관리)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시오타 회장과 야마나시 사장의 해임을 요구했으며, 이에 시오타는 이미 퇴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세토 전 CEO가 이사직에 선임되고, 그를 따르는 인물들이 이사진에 대거 임명됨에 따라, 사실상 세토의 '화려한 귀환'은 거의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7월 이래 7년 4개월 만에 경영 전선에 복귀했던 시오타가 7개월 만에 또 다시 짧은 통치 기간을 접을 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지난해 11월 시오타가 세토를 밀어내고 릭실의 수장에 오른 것에 대해, 성골(聖骨)이 진골(眞骨)을 이겼다는 평가가 따랐다. 시오타 요이치로는 릭실의 전신인 토스템의 창업자 시오타 겐지로(潮田健次郎)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전세가 뒤집혀 세토가 귀환 가능성을 높이자, 혈통보다는 회사의 미래를 위한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진골(眞骨)이 최고 계급인 성골(聖骨)을 밀어낸 셈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