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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페북 가상화폐 '리브라' 출시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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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페북 가상화폐 '리브라' 출시 '산넘어 산'

규제 당국 집중견제…페북 가상화폐 동맹도 '구속력' 없어 쉽게 깨질수도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가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실현까지는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가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실현까지는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Libra)'가 출시되기까지 규제 당국의 집중 견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페이스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던 협력 업체들과의 동맹이 쉽게 깨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의 규제 당국이 리브라에 대한 엄격한 감시를 표명하자, 소셜 네트워크보다 금융이 더 무서운 분야임을 깨닫게 된 협력 업체들 사이에서 분열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부 제휴 기업 중에서는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브라의 등장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따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그러나 전 세계 금융 및 규제 당국들의 빗발치는 저항과 경고에 부딪치면서 지난주 후반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비트코인 가격은 사흘 만에 20%나 축소됐다. 지난달 25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은 "소비자 보호와 규제의 관점에서 우리의 기대 수준은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 하원 금융위원회 맥신 워터스 위원장 또한 리브라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의회의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기회를 얻을 때까지 개발을 정지하도록 하원 지도부와 다른 의원들에게 동참을 권유하고 나섰다. 바로 이러한 강력한 저항에 의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상승세는 여지없이 꺾였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물론, 은행 시스템에서 배척되거나 소외된 사람들에게 디지털 기술을 구사하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비즈니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을 주관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돈과 데이터의 안전성을 지켜, 네트워크가 돈세탁과 불법 활동에 대한 자금 제공에 악용되지 않도록 해 고객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처럼 우려했던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의 장본인이자 피의자인 페이스북은 현시점에서 매우 일반적인 결의 표명밖에 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20억 명이 넘는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형편없는 실적을 남기고 있는 이 회사에는 "보다 구체적인 약속과 엄격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이 리브라를 강력히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페이스북도 이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10년 전 대학 기숙사에서 만들어 낸 아이디어를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기업으로 키운 때에는 "빠르게 행동하고 파괴하라"는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저커버그는 확고한 경쟁 상대도 룰도 존재하지 않는 미개척 분야의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구미 당국의 개인정보 보호 측면의 규제 강화의 형태로 반격이 시작된 상태다. 이 상태라면, 아무리 페이스북이라도 개인정보 보호를 완벽히 보장하겠다는 약속 없이는 리브라를 잠정 보류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저커버그로서는 꽤 오랜 시간을 들여 제휴 기업과 규제 당국의 우려를 씻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