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금융기관들의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춘다고 6일 담화를 통해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 내 대형 은행의 지급준비율은 13.5%에서 13.0%로, 중·소형 은행은 11.5%에서 11.0%로 내려간다.
인민은행은 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도시 상업은행의 지준율도 10월 15일과 11월 15일 두 차례에 0.5%포인트, 총 1%포인트 더 낮추도록 했다. 해당 자금은 소기업과 민영기업 대출로만 용도가 한정된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로, 낮아지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대출 등으로 운용할 수 있어 시중에 더 많은 돈이 풀린다.이번 조치에 따라 은행 등에 묶여 있는 총 9000억 위안(약 150조 9750억 원) 규모 유동성이 풀릴 전망이다.
인민은행은 이같이 돈줄을 풀긴 했지만 화폐 정책 기조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담화에서 "온건한 금융정책을 계속 시행한다"면서 "자금을 대규모로 투입하지 않은 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기본원칙을 지키겠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약 8개월 만에 지준율 인하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나선 것은 최근 중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화한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로 낮춰 잡고 2조1500억 위안 규모 인프라 투자와 2조위안 규모 감세 정책으로 경기 둔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로 낮아지면서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되면 올해 목표 구간 하단인 6.0%도 사수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