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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 파워, 블랙아웃에서 다시 전원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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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 파워, 블랙아웃에서 다시 전원이 들어왔다

에어 리퀴드‧르노‧SK 투자 후 현금만 50억 달러 비축
플러그 파워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은 지 8년이 지난 지금, 회사는 과거의 어려움에서 벗어나 현금 50억 달러를 보유한 튼실한 회사로 거듭났다. 사진=비즈저널이미지 확대보기
플러그 파워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은 지 8년이 지난 지금, 회사는 과거의 어려움에서 벗어나 현금 50억 달러를 보유한 튼실한 회사로 거듭났다. 사진=비즈저널
2013년 2월 14일, 지게차용 연료전지 회사 플러그 파워는 주당 15센트로 총 250만 달러를 모금하며 IPO(주식공개)를 마쳤다. 그러나 회사는 소프트웨어 및 설계상의 결함으로 월마트 등 고객 납품이 지연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현금이 떨어지고 은행 잔고는 70만 달러도 채 남지 않았다. 나스닥에서 주가는 6개월 연속 1달러 미만으로 거래돼 상장 폐지 압박까지 받았다.

그러던 회사에 세계최대의 산업용 가스공급 업체 중 하나였던 프랑스의 에어 리퀴드로부터 650만 달러의 투자가 들어왔다. 그리고 수년 동안의 내리막 끝에 플러그 파워는 지난해 코로나19와 함께 큰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플러그 파워의 연료전지를 사는 월마트, 아마존. 크로거 등 많은 회사들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소비 행태의 변화에 힘입어 엄청난 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이는 플러그 파워의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플러그 파워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은 지 8년이 지난 지금, 회사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궤도에 올라서 있다. 24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본 증자를 마쳤고, 주당 65달러에 20억 달러에 가까운 주식을 매각했다. 8년 전 은행에 70만 달러도 채 되지 않았던 플러그 파워는 이제 5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플러그 파워는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정부와 기업의 '수소경제'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플러그 파워는 SK그룹, 프랑스 자동차 회사인 르노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국제 영업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뉴욕 로체스터에 공장 개설을 준비하며 2024년 말까지 연간 1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2019년 매출 총액 2억3000만 달러보다 7배 이상 많은 규모다.

플러그 파워의 앤디 마쉬 CEO(최고경영자)는 "세계에서 수소와 연료전지 용액을 한곳에서 모두 구할 수 있는 곳은 뉴욕 알바니 외에는 없다"며 "이것이 르노 및 SK와의 거래를 성사시킨 요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3달러 미만이었던 회사 주가는 2020년 1월부터 꾸준히 올라 이제는 주당 60달러에서 75달러에 거래되면서 20배 이상 비싸졌다.

실적 성장과 수소를 지게차의 연료로 전환하겠다는 플러그 파워의 목표가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플러그 파워는 곧 배달 트럭, 자동차, 암모니아, 철강, 콘크리트 제조회사 분야로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마쉬는 지난 6월 1억2300만 달러를 들여 매사추세츠에 있는 수소 전해조 제조업체 기너ELX와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유나이티드하이드로겐그룹을 인수했다. 이로써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수소를 만들 수 있게 됐다. 플러그 파워는 내년 말까지 2억 달러를 들여 두 개의 수소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물론 수소경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기술과 비용 등 여러 면에서 오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플러그 파워는 대형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3만5000대의 연료전지를 구동하는 지게차 시장과 수요를 확보하고 있고 신뢰성과 함께 실적으로 기반을 닦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플러그 파워에게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