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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화물선 좌초 '마비'...전세계 해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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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화물선 좌초 '마비'...전세계 해운 비상

세계 최대 규모의 화물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되어 일대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CNN 방송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규모의 화물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되어 일대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CNN 방송 캡처
세계 최대 규모의 화물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되어 일대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고 폭스 비즈니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이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색된 전 세계 운송 체계를 붕괴시킬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폭스 비즈니스는 전망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파나마 국적의 컨테이너선 MV 에버 기븐호(The MV Ever Given)가 아프리카 대륙과 시나이 반도를 나누는 좁은 인공 수로에 좌초됐다.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이 3월 24일 수에즈 운하를 가로 막고 있다. 사진=Julianne Cona 인스타그램이미지 확대보기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이 3월 24일 수에즈 운하를 가로 막고 있다. 사진=Julianne Cona 인스타그램

에버 기븐이 운하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게 한 원인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글로벌 해운물류회사인 GAC는 이에 대해 "북쪽 방향으로 통과하려다가 정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대만에 본사를 둔 선박회사 에버그린 마린(Evergreen Marine Corp)은 에버기븐이 홍해에서 수에즈 운하로 진입하면서 강풍을 만났지만 컨테이너가 가라앉은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집트 기상청은 이날 강한 바람과 모래 폭풍으로 바람이 시속 50㎞까지 불었다고 알렸다.

에버 기븐의 베른하르트 슐테 쉽메니지먼트(Shipmanagement)는 "모든 승무원들은 안전하다"며 "부상이나 오염에 대한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마린트래픽닷컴(MarineTraffic.com)의 위성 자료에 따르면 에버 기븐의 한쪽 면은 운하의 동쪽 벽에 닿아 있고, 반대편은 운하의 서쪽 벽에 박혀 있었다.

여러 척의 예인선이 배를 에워싸고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집트 당국자는 예인선을 통한 인양 작업이 적어도 이틀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배는 수에즈 시 인근 운하의 남쪽 어귀에서 북쪽으로 약 6㎞(3.7마일) 지점에서 좌초했다.

전직 선원이자 노스캐롤라이나 캠벨 대학의 역사학 살바토레 메르콜리아노 (Salvatore R. MercoglianoMercogliano) 부교수는 이번 사건이 지중해와 홍해 사이를 이동하는 전 세계 해운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르콜리아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하루 평균 50척의 선박이 운하를 통과하기 때문에 운하가 폐쇄되면 남북으로 운항하는 선박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에버 기븐은 운하 좌초되기 전 행선지를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으로 기재했다.

에버 기븐은 길이 400m, 폭 59m로 세계에서 가장 큰 화물선에 속한다. 한 번에 약 2만개의 컨테이너를 운반할 수 있다.

1869년에 개장한 수에즈 운하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수송되는 석유와 천연 가스, 화물이 이동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세계 무역의 약 10%가 이 수로를 통해 이동하며, 이집트의 최고 외화 수입원 중 하나이다.

2015년 이집트 정부는 기존 운하의 대규모 확장 공사를 통해 대부분의 구간에서 선박이 동시에 양방향으로 항해할 수 있게 됐다. 선박대기 시간도 줄어들고, 통과할 수 있는 선박수도 늘어났다.

그러나 에버 기븐은 운하 확장 구간 이전에서 좌초됐다.

메르콜리아노는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친 선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배송의 급격한 속도와 배송 일정이 매우 촉박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선원들이 선박에 승하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