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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엔비디아' 캄브리콘, AI 주식 붐의 최전선…中 기술기업 글로벌 최상위권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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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엔비디아' 캄브리콘, AI 주식 붐의 최전선…中 기술기업 글로벌 최상위권 장악

7-9월 분기, 중국 AI 관련 기업 글로벌 시가총액 증가율 상위 20위 절반 차지
미 반도체 수출 규제 속 AI 자급자족 정책 수혜…투기적 매수 경고도 나와
중국의 인공지능(AI) 칩 회사 캄브리콘를 포함한 중국의 AI 관련 기업들이 7월부터 9월까지 지난 분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실적이 좋은 주식 중 하나로 부상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인공지능(AI) 칩 회사 캄브리콘를 포함한 중국의 AI 관련 기업들이 7월부터 9월까지 지난 분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실적이 좋은 주식 중 하나로 부상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인공지능(AI) 칩 회사 캄브리콘 테크놀로지스(Cambricon Technologies)를 포함한 중국의 AI 관련 기업들이 7월부터 9월까지 지난 분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실적이 좋은 주식 중 하나로 부상했다.

투자자들이 중국의 신흥 AI 생태계로 눈을 돌리면서, 상위 500개 기업 중 시가총액 증가율 기준 상위 20위 기업 중 절반을 중국 기업이 차지하며 'AI 주식 붐'을 이끌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닛케이 아시아 분석 결과, 지난 분기 시가총액 증가율 1위는 서버 및 첨단 장비 제조업체 폭스콘 산업용 인터넷(Foxconn Industrial Internet)이 차지했으며, 광 모듈 제조에 관여하는 이옵토링크 테크놀로지(Eoptolink Technology)와 중지 이노라이트(Zhongji Innolight)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세 회사 모두 가치가 약 3배 증가했으며, 중국의 AI 개발 인프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칩 회사 캄브리콘 테크놀로지스는 시가총액이 두 배 이상 증가한 778억 달러를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한때 그 가치는 일본 최고의 칩 제조 장비 제조업체인 도쿄 일렉트로닉의 가치 평가를 능가하기도 했다.

중국 본토 상장 주식의 CSI 인공지능 지수는 지난 분기에 거의 70% 상승하여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의 10% 남짓한 상승률을 압도했다. 워싱턴과 베이징 간의 긴장 속에서 중국 주식에서 유출되었던 자금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홍콩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 허브의 분위기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애버딘(Aberdeen)의 중국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 부시 추(Bush Chu)는 "우리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 특히 기술주를 점차 인수하는 것을 보았다"며, 이러한 추세가 이제 막 시작되었기 때문에 여전히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반도체 수출을 억제함에 따라 중국은 정부 정책의 문제로 AI의 자급자족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지난 분기 최고 실적을 낸 기업 중 다수가 이러한 정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들이다.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에서 신흥 시장 주식을 관리하는 니콜라스 추이(Nicholas Chui)는 많은 기업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외국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중국의 AI 생태계 연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에게 엔비디아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국내산 AI 칩을 사용하도록 압박하고 있으며, 이 분야의 핵심 업체는 비상장인 화웨이 테크놀로지스(Huawei Technologies)와 캄브리콘이다.

이러한 주식의 급격한 상승은 일부 시장 관찰자들을 경계하게 만들었다. 영국에 본사를 둔 폴라 캐피털(Polar Capital)에서 중국 주식을 담당하는 제리 우(Jerry Wu)는 AI 혁명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몇 개의 회사에 투자했지만, 시장의 일부 영역에서 투기적 매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캄브리콘의 선도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 ratio)은 150을 초과한다. QUICK-FactSet 시장 예측에 따르면 2025년에서 2026년 사이에 매출이 거의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사의 이익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급증은 중국의 성장하는 AI 현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외국인 투자자와 중국에 대한 열성적인 개인 투자자에 의해 촉진되었다. 소매 자금은 정부 정책이 계속해서 중국 기술주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중국 기술주로 유입되었다. 중국 AI 스타트업 DeepSeek의 부상 또한 투자자들의 욕구를 자극했다.

롬바르드 오디에(Lombard Odier)의 아시아 임의 포트폴리오 관리 책임자 잭 시우(Jack Siu)는 이러한 변화가 달러 약세와 미중 무역 긴장 완화에 의해서도 주도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더 이상 관세를 받는 유일한 국가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며 중국에 대한 약세 정서가 이제 "희석"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와 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중국 기술 기업들의 부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