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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이어 ‘북톡’ 뜬다…출판업계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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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이어 ‘북톡’ 뜬다…출판업계 반색

북톡으로 분류되는 틱톡 동영상들. 사진=틱톡이미지 확대보기
북톡으로 분류되는 틱톡 동영상들. 사진=틱톡

뉴미디어의 진화는 어디까지인가.

글로벌 출판업계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도우미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분위기다. 중국계 글로벌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때문이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비즈니스와 출판산업은 서로 상관도 없는 분야인데 어떤 일이 있었길래 그런걸까.

세계 최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맹추격하고 있는 틱톡이 여세를 몰아 출판시장까지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틱톡 → 북톡

10일(현지시간) NBC방송에 따르면 틱톡의 신규 프로젝트인 ‘북톡(BookTok)’이 요즘 무시못할 인기를 끌고 있다.

북톡은 틱톡이 별도로 구축한 동영상 플랫폼이 아니라 틱톡 내의 수많은 커뮤니티 가운데 ‘독서’와 관련한 커뮤니티. 서평이나 독후감을 비롯해 책 관련 콘텐츠를 책 덕후들끼리 공유하는 채널들을 가리키는데 출범한 지 1년이 흐른 현재 사용자가 출판업계에서 신경이 쓰일 정도로 크게 늘어난 것.

NBC가 소개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애덤 실베라가 지난 2017년 출간한 대표작 ‘두 사람 다 죽는다(They Both Die at the End)’의 사례를 보면 북톡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 두 소년의 운명적 만남과 하루 동안의 모험을 그린 이 소설로 출간되자마자 10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책의 인기가 충분히 사그라든 지난해 8월 작가 실베라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책이 지난 4월부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코너에 다시 이름을 올린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 이 미스터리한 일이 일어난 이유를 파악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북톡 커뮤니티에서 ‘#TheyBothDieAtTheEnd’라는 해시태그로 이 책과 관련한 동영상이 널리 유포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 해시태그가 달린 동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3700만건이 넘는다. 단순히 보기만 한게 아니라 댓글도 다수 달리고 있다. 한마디로 북톡 덕분에 책이 두 번씩이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반스앤노블, 북톡 베스트셀러 코너 운영

반스앤노블 홈페이지의 북톡 베스트셀러 코너. 사진=반스앤노블이미지 확대보기
반스앤노블 홈페이지의 북톡 베스트셀러 코너. 사진=반스앤노블


북톡이 영향력은 출판업계가 주목해야 할 정도로 커졌다. 특히 실베라처럼 지명도가 낮은 신예 작가인 경우 북톡의 도움이 클 수 밖에 없다.

미국 최대 서점체인 반스앤노블이 홈페이지를 통해 북톡에서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를 알리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출판업계와 서점업계에 미치는 북톡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준다.

반스앤노블의 새넌 드비토 도서담당 본부장은 “북톡의 등장으로 출판업계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고 본다”면서 “이 책 저 책이 ‘틱톡에서 잘 나가더라’는 얘기를 요즘 흔히 듣는다”고 전했다.

그는 반드앤노블 매장에 북톡 코너를 설치하고 난 지난 여름부터 눈에 띄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북톡 베스트셀러를 알리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

틱톡 관계자는 NBC와 인터뷰에서 “반스앤토블을 비롯한 대형 서점체인들에서 북톡을 연계시킨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글로벌 출판그룹인 펭귄랜덤하우스를 비롯한 유명 출판사들도 북톡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거나 손잡고 일하고 있는 상황”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