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오는 3월까지 자산매입 축소 조처인 테이퍼링을 끝내면서 금리 인상에 돌입하고, 그다음으로 대차대조표 축소(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월가가 예상한다. 파월 의장은 이날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 긴축 정책 전환 시점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아마도 올해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오는 7월에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통화 정책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물가 안정과 고용 증대가 그것이다.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경기 위축으로 고용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연준은 이 때문에 물가와 고용 시장의 균형을 맞춰 나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이날 증언에서 물가를 통제할 수 있어야 고용 시장이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연준이 일단 고용 시장 보다는 인플레이션 통제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미 노동부는 7일 공개한 지난해 12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일자리가 19만 9,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증가 폭 24만 9,000개에 미치지 못하고, 전문가들의 전망치 45만 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미국의 일자리 창출 실적이 부진한 것과는 달리 실업률은 지난해 11월에 4.2%에서 12월에 다시 3.9%로 떨어졌다. 미국의 실업률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이다.
파월 의장은 청문회 증언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을 되돌리기 위한 수단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요인 중 하나인 공급망 병목 현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올해 중반까지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높은 물가 상승률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이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 기존의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 계획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이날 3월 기준금리 인상 시작을 지지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올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메스터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경제 여건이 지속된다는 전제로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보스틱 총재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3월 금리 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 꽤 이른 시점에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 긴축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3월 금리 인상 시작을 공개적으로 주장했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차라리 일찌감치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서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노동시장의 급속한 진전과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에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위원들의 매파적인 태도를 볼 때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고, 올해 인상 횟수가 4회에 달하리라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애초 3월과 6월, 9월 금리 인상 전망했으나 여기에 12월 인상을 추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