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따른 국제 유가 폭등 막고 미국 내 셰일유전 재개발 지원

러시아의 대표적인 수출품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다. 러시아 경제의 숨통을 죄려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차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곧 글로벌 에너지 가격 폭등 사태로 이어져 미국과 유럽 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가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 국제 원유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 8년 사이의 최고치이다. 미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5%로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핵심 원인으로 유가 상승이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원유 증산, 전략 비축유 방출 등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에 전략 비축유 동시 방출을 요청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내 원유 증산을 위해 채산성 악화로 폐쇄된 셰일 유전 개발을 위해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수위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전략에 따라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인 가즈프롬에 대한 제재를 추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르트 스트림-2 AG’와 그 기업 임원들에 대해 제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유럽 국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에너지 자원의 러시아 의존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가스에서 벗어나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 엄청난 동기를 전 세계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달리프 싱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CNN에 출연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 부보좌관은 러시아가 침공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으면 지속해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에 유입되는 모든 기술을 차단할 수 있는 우리의 수출통제 조처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이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미국이 그다음 단계로 러시아에 대한 기술 통제 카드를 꺼낼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