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표적인 수출품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다. 러시아 경제의 숨통을 죄려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차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곧 글로벌 에너지 가격 폭등 사태로 이어져 미국과 유럽 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가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 국제 원유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 8년 사이의 최고치이다. 미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5%로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핵심 원인으로 유가 상승이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수위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전략에 따라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인 가즈프롬에 대한 제재를 추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르트 스트림-2 AG’와 그 기업 임원들에 대해 제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유럽 국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에너지 자원의 러시아 의존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가스에서 벗어나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 엄청난 동기를 전 세계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달리프 싱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CNN에 출연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 부보좌관은 러시아가 침공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으면 지속해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에 유입되는 모든 기술을 차단할 수 있는 우리의 수출통제 조처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이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미국이 그다음 단계로 러시아에 대한 기술 통제 카드를 꺼낼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