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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전면전] 미국·유럽의 러시아 경제 제재, 중국이 무력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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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전면전] 미국·유럽의 러시아 경제 제재, 중국이 무력화하나

중국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늘리고 국제 금융 결제 지원 나설 듯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하면 중국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해 이를 무력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올해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습.  사진=타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하면 중국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해 이를 무력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올해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습. 사진=타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전례 없는 경제 제재를 가할 계획이나 중국이 러시아에 ‘경제 생명선’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서방 국가의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도록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고, 러시아 금융 기관에 대한 대출을 늘릴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다고 FT가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24일 (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1년 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100개 이상의 제재를 가했다”면서 “미국이 이런 제재로 문제를 해결했느냐”고 반문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그런 제재로 세계가 더 좋아졌느냐”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해결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이어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더 나은 유럽의 안보가 보장됐느냐”고 물었다.
지난 2014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하고, 미국 등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 이후 중국이 줄곧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해왔다고 FT가 지적했다. 중국은 이번에도 대외적으로 어떤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든 막후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미국 윌리엄 앤드 메리 대학 산하 연구 기관인 에이드데이터(AidData)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7년 사이에 중국이 러시아에 대출해준 금액이 1,510억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는 860억 달러에 달하는 ‘공적개발원조’ 또는 ‘유사 공적개발원조’ 대금이 포함돼 있다.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은 미국의 비즈니스와 연계돼 있지 않아 미국 등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해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중국의 이들 은행은 국제적인 제재를 위반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고, 이들 은행이 러시아에 대출해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한 이후에 중국과 러시아 간 경제 교류가 확대됐고,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은 1,450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은행의 달러화 결제를 차단해도 중국이 위안화를 통해 러시아의 금융 거래를 지원할 수도 있다. 실제로 러시아의 최대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이 중국 CNPC와 향후 10년에 걸친 원유 수출 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위안화 결제 수단이 사용됐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간 거래에서 달러화나 유로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다. 지난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 사이에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에서 루블화 결제가 8.7%, 위안화 결제가 7.1%에 그쳤고, 달러화 결제가 36.6%, 유로화 결제가 47.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