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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전략에 큰 차질' 푸틴의 출구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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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전략에 큰 차질' 푸틴의 출구 전략은?

돈바스 지역 러시아 영토로 합병한 후 퇴로 모색할 듯

러시아 푸틴 대통령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푸틴 대통령 모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했으나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항전과 미국 등 서방 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파상적인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전략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과 협상을 병행하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 시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을 내린 장본인으로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종결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미국 전문가들은 대체로 푸틴 대통령이 현 사태를 갈수록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끌고 갈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협상에서 극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싱크탱크인 유라시아 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1일(현지시간) 화상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여기서 퇴각 명령을 내리면 국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릴 수 밖에 없다”면서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사태를 감수하고, 우크라이나가 굴복할 때까지 계속해서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레머 회장은 “푸틴이 실각을 우려해 핵 군비 태세 강화 등 극단적인 긴장 고조 전략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레머 회장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핵 위협을 정말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처럼 슈퍼 핵 강대국인 러시아와 미국이 대결하는 사태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점령하고, 러시아와 흑해를 연결하는 지상 통로를 구축하려 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반러시아 노선을 취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을 봉쇄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두 개로 나눠 분할 통치를 하려는 게 푸틴의 목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하며 간섭하는 나라들에게는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하며 간섭하는 나라들에게는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AP/뉴시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게 사실이다.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 자신의 목표 실현을 위해 군사력을 총동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과 국민의 강력한 저항으로 현 사태가 장기화했을 때 푸틴 대통령이 어떤 출구 전략을 동원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이 친러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군 병력을 주둔시키면서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 합병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으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에 경제 제재가 파상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국제 유가 폭등 사태를 감수하고,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차단에 착수할 수 있다. 러시아가 원유 및 천연가스 수출을 못 하면 러시아 경제가 침몰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알렉산더 다운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CNN에 “푸틴 대통령이 키예프를 수중에 넣으면 젤렌스키 정권이 실각하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꼭두각시 정권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주민의 강력한 저항으로 위성 정권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다운스 교수가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