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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유가 폭등 따른 국제 사회 원유 추가 증산 요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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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유가 폭등 따른 국제 사회 원유 추가 증산 요구 거부

정기 각료회의 열어 4월에도 하루 40만 배럴 추가 생산 기존 방침 고수키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2일 정기 각료 회의를 열어 국제 사회의 원유 추가 증산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야후 파이낸스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2일 정기 각료 회의를 열어 국제 사회의 원유 추가 증산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야후 파이낸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이상으로 폭등하고 있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2일(현지시간) 정례 회의를 개최해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원유 추가 증산 요구를 거부하기로 했다. 이번 OPEC+ 각료회의에서는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가 공동 의장을 맡았다.

OPEC+는 지난해 7월에 하루에 40만 배럴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한 기존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4월 원유 생산 규모를 정하기 위한 열린 이번 회의에서 23개 회원국은 하루 40만 배럴 증산 계획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러시아 등의 소극적인 태도로 이런 증산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이 정도 규모의 증산이 실제로 이뤄져도 국제 유가를 떨어뜨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가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올해 1월을 기준으로 OPEC+가 생산 목표량보다 하루에 90만 배럴을 더 적게 생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현재 원유를 생산해도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정부 차원에서 러시아 에너지 분야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고 있으나 민간 기업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거래를 앞다퉈 중단하고 있다.

세계 주요 정유회사는 러시아의 에너지 분야가 마치 각국 정부 관리들의 표적인 것처럼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있고, 금융 기관들은 러시아 상품 거래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고 있다. 정유업계와 금융업계 등 민간 섹터의 러시아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국제 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의 70%가량이 그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는 현재 다른 원유에 비해 20%가량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니 유럽계 정유회사 대부분이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중단했다.

글로벌 에너지 트레이딩 회사인 비톨(Vitol)과 트라피구라(Trafigura) 그룹은 러시아산 원유의 장기 계약 거래를 2일부터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유럽 지역에서는 스웨덴 정유회사인 Preem AB와 핀란드의 Neste Oyi도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가 있는 발레로 에너지도 러시아산 원유 선물 거래를 중단했다.

OPEC+는 지난 2020년 수요 감소에 따른 원유 감산 조처를 단계적으로 철회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OPEC+는 2020년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지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했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당시 전체 감산 규모는 580만 배럴 수준이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증산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를 거치지 않는 일방적인 원유 증산이 어렵다는 태도를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날 한국, 미국을 비롯한 31개국 회원국이 모두 전략비축유 6,000만 배럴을 긴급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E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 폭등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의장국인 미국의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주재로 장관급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미국은 IEA의 회원국 방출량의 절반인 3,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

IEA 회원국은 하루에 200만 배럴씩 향후 30일 동안 전략비축유를 방출한다. IEA 회원국의 전략비축유 보유 규모는 15억 배럴가량이고, 이번에 방출하기로 한 비축유는 전체의 약 4%에 달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