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정확한 경제 분석과 예측으로 ‘월가의 족집게’로 불리는 손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에도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유가와 상품 가격이 뛰고 있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5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 교수는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이 상당 기간 계속되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미국에서 시급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았으나 임금과 물가가 번갈아 가며 오르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고, 인력난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03%(0.01달러) 오르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0.05% 상승)보다 낮았다. 또 전년 동월 대비 임금 상승률은 5.13%로 시장 전망치 5.8%보다 낮았다.
손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됐고, 고용주는 인력난을 고려해 임금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총수입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으나 이제 처음으로 이 비율이 오름세로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교수는 “미국이 노동자들이 여전히 일자리 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면서 많은 노동자가 자녀 보육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등으로 인해 일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있고, 일부는 조기 은퇴를 결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는 인력난으로 비어있는 일자리가 넘쳐나고, 신규 고용자에게 기존 노동자보다 많은 봉급을 주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미국 소비자의 호주머니 사정이 여전히 좋고, 아직 실소득이 남아 있어 쉽게 노동 시장에 뛰어들지 않으려 한다”면서 “여행 또는 접객업계가 코로나19 이전의 정상 고용 수준을 회복하는데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노동부는 4일(현지시간) 공개한 2월 고용 보고서를 통해 비농업 일자리가 67만8,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2월 실업률은 3.8%로 1월 당시의 4.0%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3%로 소폭 상승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보다는 여전히 1.1%포인트 낮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