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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침공 장기화, 글로벌 '식량 위기'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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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침공 장기화, 글로벌 '식량 위기' 현실로

주요 농축산물 수출국 앞다퉈 수출 중단, 곡물 품귀, 가격 급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식량난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식량난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식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교란이 발생하면서 세계 주요 식품 생산국들이 앞다퉈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대표적인 식량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는 9일(현지시간) 밀, 귀리. 육류 등 주요 농축산물 수출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한 식량 수급난으로 ‘인도적 위기’가 올 수 있다며 농축산물 수출을 중단했다.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흑해 인근 지역에서 식료품 수출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면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지역이 식품 공급망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과 보리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20년 기준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며 우크라이나는 5위이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이미 수확하거나 저장된 밀을 여러 국가가 살 수 없다.

미국 시카고 선물 시장에서 밀 가격은 올해 들어 60%가 올랐다. 두 나라의 밀과 보리 수출이 중단되면 이를 원료로 하는 빵, 국수, 동물 사료 품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이 통신이 지적했다. 특히 이집트와 레바논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인도네시아는 야자열매 기름인 야자유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 야자유는 대표적인 식용유의 하나로 비스킷, 마가린, 초콜릿, 세제 등에 사용되는 핵심 품목이다. 인도네시아는 자국민에게 야자유를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에 대비해 수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국제 곡물 시장에서 야자유 가격은 최근에 50% 이상 뛰었다.

세계 각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속에서 경제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크게 올라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식량 위기로 농축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어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2월 식품 가격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0.7%가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 수출되는 해바라기유의 80%를 점하고 있다. 인도는 두 나라로부터 해바라기유 수입이 어려워져 야자유와 콩기름 등 대체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르비아는 밀, 옥수수, 밀가루, 식용유 수출을 금지했고, 헝가리는 모든 곡물 수출 중단 결정을 내렸다. 불가리아는 곡물 비축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글로벌 식료품 가격은 지난 2월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식물성 유지와 낙농제품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