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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는 러·우크라전쟁...‘2차냉전’ 끝내려면 힘의 균형외교로 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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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는 러·우크라전쟁...‘2차냉전’ 끝내려면 힘의 균형외교로 전환을

이교관 한국국가대전략연구원장 특별기고

지난 3월 28일(현지 시간) 포위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로 향하는 도로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충돌 과정에서 친러군의 장갑 수송대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28일(현지 시간) 포위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로 향하는 도로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충돌 과정에서 친러군의 장갑 수송대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질서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서구를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진영과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진영 간 '2차 냉전'으로 급속히 돌입하면서 글로벌 안보와 경제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쟁으로 강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러 권위주의 동맹 체제의 대미 패권 도전이 거세지면서 유럽과 동아시아·서태평양 지역의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질서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재무장 우려가 고조되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대러 교역 금지로 인해 많은 나라들의 기업과 국민의 경제적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상반기 북한의 전략무기 시험 도발 격화도 전망된다.

세계 질서가 이처럼 탈냉전 질서에서 자유주의 진영의 안보와 경제 모두에 부담을 주는 '신냉전' 체제로 이행하게 된 것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저지를 위해 러시아가 침공하면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 달을 넘기면서 러시아의 제한적 승리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키예프) 점령 공략에서 물러나 돈바스 중심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해 온 동부지역 공략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서 나토 가입 포기와 중립화 모델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분명한 가닥을 잡았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2차 냉전 또는 신냉전 시기를 짧게 끝내고 다시금 "모든 국가의 목표는 평화여야 한다"는 크세노폰의 명제가 구현되는 진정한 탈냉전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나토의 우크라이나로의 확장이라는 완전한 승리 전략이 실패한 만큼 1차 냉전의 종식을 평화적으로 이끌어낸 조지 H. W. 부시 행정부가 그랬듯이 러·중을 상대로 힘의 균형과 절제의 외교라는 제한적 승리 전략으로 이행해야 한다.

한국의 새 정부와 기업들은 탈냉전 질서의 붕괴가 미국이 러·중이라는 핵강대국들을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추구한 데 말미암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대러·대중 외교와 교역에서 신중과 절제의 제한적 승리 전략을 추구하는 이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교관 한국국가대전략연구원장(신간 『패권 충돌의 시대 한국의 대전략』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