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푸틴 대통령이 숄츠 총리에게 유럽의 다음달 결제는 유로화로 계속 이뤄질 것이고, 그동안 해왔던 대로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가스프롬 은행으로 송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독일 요청으로 이뤄진 통화에서 내달 1일 이후 가스공급은 루블화로 결제해야 한다는 법령을 공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유럽 계약상대방에게는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독일 정부 대변인은 전했다. 가스프롬 은행은 유로화를 루블화로 환전할 것이라고 푸틴 대통령은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러시아 가스를 수입하는 유럽 기업들에 대한 계약 조건 악화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독일과 러시아 정상은 루블화 결제문제와 관련하여 협상을 진행하도록 하자는데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또 전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날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도 전화 통화를 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1% 오른 배럴당 108.57달러를,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3.74% 상승한 배럴당 114.35달러를 나타냈다. 뉴욕 국제 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 회담에 대한 낙관론이 후퇴하며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58달러(3.4%) 오른 배럴당 107.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러시아가 평화 협상을 이유로 군사 작전을 크게 줄였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협상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해 상승했다.
독일은 상황이 악화할 때를 대비해 천연가스 비상 공급계획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현재는 공급에 차질이 없지만, 러시아 측의 조처가 심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감시할 비상대책팀을 신설하려는 조치다. 폴란드는 올해 말까지 러시아에서 석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영국과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폴란드도 이러한 조치에 동참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세를 이어간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5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44만9천 배럴 줄어든 4억995만 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10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78만5천 배럴 늘어났고, 정제유 재고는 139만5천 배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13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2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이같은 절차에 동의하지 않았고, 다만, 절차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문서로 된 정보를 요청했다고 정부 대변인은 설명했다.
에너지 공급대금은 계약서에 적혀있는대로 오로지 유로화나 달러화로 결제한다는 주요7개국(G7)의 합의는 그대로 유효하다고 정부 대변인은 강조했다.'
앞서 크렘린 궁은 푸틴 대통령이 숄츠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독일 등으로 수출하는 러시아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받기로 한 결정에 관해 설명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결제 방식 변경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국제법 규정을 위반하면서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화 자산을 동결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드라기 총리의 요청으로 이스탄불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에 관해 설명했으며, 이탈리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로 수출하는 천연가스 결제 대금을 루블화로 전환하기로 한 결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김재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