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뉴욕시의 스태튼 아일랜드 아마존 물류 창고에서 진행된 아마존 노조 결성 투표는 57%의 찬성으로 노조 성립이 잠재적으로 승인됐다고 외신이 3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투표용지 개표는 1일 까지 계속되어 이 결과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대부분의 용지가 개표돼 노조 성립이 유력하다.
그러나 아마존에서의 노조 투표 결과는 반쪽짜리 승리다. 앨라배마 주에서는 노조 설립 반대에 투표한 직원들이 더 많았다. 또 노조 설립과 직원들을 위한 교섭권 획득은 별개의 문제라서 만약 아마존 노조가 결성에 성공하더라도 교섭권 획득에는 많은 노력과 직원들의 설득이 필요하다.
아마존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 노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마존 노동자들은 지난해 이미 아마존에서 노조 결성을 시도한 적 있다. 앨라배마주의 아마존 물류창고는 지난해 노조 결성 투표를 실시했다. 지난해 투표에서는 '노조 설립 반대'에 투표한 근로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투표가 끝난 후 조사한 결과 아마존이 노조 반대 교육 영상을 틀고 노조 반대를 촉구하는 협박성 문자를 보내는 등 불법적으로 선거에 관여한 정황이 있어 전국노동관계위원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가 재선거를 명했다.
이번 앨라배마주의 베세머 창고에서 이뤄진 노조 투표에는 문제가 하나 더 있다. 2375개의 투표용지 중 약 416개의 투표지의 결과에 대해 아마존과 소매, 도매 및 백화점 조합(RWDSU)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앨라배마주에서의 이번 투표도 전국노동관계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되었다. 아마존은 이 투표에서 118표 차이로 간신히 승리했기 때문에 전국노동관계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서 투표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
아마존 투표의 결과
최종 결과에서 적어도 하나의 아마존 물류센터가 노조 결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면서 미국의 노동 시장에 큰 이정표를 제시했다.
아마존의 노동 관행은 수년간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직원들을 앱과 챗봇을 사용해 기계적으로 관리한다. 직원이 일을 하면 바로 기계가 다음 일을 지정하고 만약 직원의 일 처리 능력이 '생산성 지표' 보다 떨어지면 해고하는 등 노동자들을 비인간적으로 취급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직원이 9시간 이상 일을 하는 동안 휴식시간은 2번, 각 30분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또 화장실 등 위생시설이 직원이 근무하는 곳에서 너무 멀고 화장실에 갈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직원이 오줌병에다 소변을 눠야 했다는 등의 악명높은 사건이 여러번 일어났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연간 이직률이 150% 이상으로 유통 산업의 평균 이직률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사실도 아마존의 기업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노동 운동관계자들은 이번 아마존 투표가 미국의 노동 조합 운동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같은 대형 물류기업에서 직원들이 노조 성립에 성공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다. 미국에서는 오직 10% 정도의 기업만이 노조를 가지고 있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노조 결성에 반대하는 거대 기업의 압력과 각종 방해 공작을 견디며 노조 성립에 성공한 사건은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영감을 준다.
뉴욕 노조 활동을 주도한 전 아마존 직원인 크리스천 스몰은 "여기까지 온 것은 이미 역사가 됐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번 아마존에서의 노조 설립 운동으로 미국의 노동조합 운동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9개의 미국 스타벅스 지점이 노조를 결성하기로 투표했으며 150개 이상의 매장이 선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