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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사, 조종사 구인난에 채용조건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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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사, 조종사 구인난에 채용조건 완화

조종사 부족 사태 향후 5년 이상 지속 예상

미국 항공사들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감원 여파로 극심한 조종사 인력난에 직면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항공사들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감원 여파로 극심한 조종사 인력난에 직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근 들어 미국에서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주요 항공사들이 조종사 구인난으로 인해 항공기 운행에 여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2020년 봄에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파일럿들의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그 여파로 인해 항공사마다 조종사가 줄어들었고, 지금은 극심한 조종사 구인난에 직면했다.

델타,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유나이티드 등 미국 대형 항공사들은 일단 국내선 항공편을 대폭 줄였다. 유나이티드는 조종사가 부족해 국내선 항공기 100기가 운행 불가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조종사 부족 사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워 향후 5년가량은 조종사 인력난이 계속될 수 있다고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 최고경영자(CEO)가 말했다. 커비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유나이티드항공과 제휴한 지역 항공사들이 현재 조종사 부족으로 항공기 150대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항공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현재 필요한 조종사가 63명이 부족해 정상적으로 항공기 운항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21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일부 항공사는 조종사 채용 조건을 완화하고, 조종사 훈련 시간 단축, 조종사 정년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 델타 항공은 조종사를 채용할 때 4년제 대학 졸업장을 요구했으나 이제 ‘대학 교육에 준하는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자격 요건을 완화했다.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등과 제휴해 국내선을 운영하는 리퍼블릭 에어웨이스는 최근 연방항공청(FAA)에 조종사를 채용할 때 현행 1,500시간 이상으로 돼 있는 항공기 의무 조종 시간을 750시간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공화당의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최근 조종사 은퇴 나이를 현행 65세에서 67세로 늘리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그는 조종사가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67세까지 일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FAA는 곧 미국 주요 항공사 대표들과 만나 조종사 구인난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조종사가 부족해 항공기 운행 편수가 줄어들면 항공기 이용객이 여행 일정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항공기 요금도 올라간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미국 주요 항공회사 협회와 여행 관련 업계가 백악관에 백신 접종을 마친 국제선 이용객에 대한 코로나19 사전 검사 의무화 조처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항공사 협회, 상공회의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우주항공산업협회(AIA), 미국관광협회(USTA) 등이 공동으로 지난 2월에 백악관에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아직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항공사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