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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법률에서 공급망까지 관여…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위상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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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법률에서 공급망까지 관여…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위상 커졌다

CSO의 위상이 괄목상대하게 커졌음을 뒷받침하는 지표들. 사진=PwC이미지 확대보기
CSO의 위상이 괄목상대하게 커졌음을 뒷받침하는 지표들. 사진=PwC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이른바 'ESG 경영', 즉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경영,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전략이 미래 기업 경영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새로 도입되고 있는 직책이다.

글로벌 유력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ESG 경영이 아직 낯설던 지난 2011년 글로벌 재계를 취재했을 당시에는 “한번 반짝하고 지나갈 유행 같은거 아니냐” “CSO를 도입한 기업이라도 그게 얼마나 오래 가겠느냐”는 식의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현재 그같은 예상은 틀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FT가 최근 다시 이 문제를 들여다본 결과 바야흐로 기업 경영진 가운데 CSO가 차지라는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위상이 얼마나 괄목하게 커졌는지 이제는 CSO가 글로벌 경영 현장에서 필수불가결한 자리로 자리매김하며 떠오르고 있다고 FT는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SO를 두지 않고 지속가능한 사업전략을 논하거나 지속가능한 기업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한 시대가 다가왔다는 것.

◇10년 사이에 CSO 위상 큰 변화


FT에 따르면 10년 전까지만 해도 CSO 자리를 맡은 임원이 하는 일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설명이나 홍보 활동을 하는, 즉 투자 유치를 원활하게 하는 업무로 한정해 바라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
임원 중개 업체 하이드릭&스트러글스의 스콧 앳킨스 지속성장 담당 부본부장은 FT와 인터뷰에서

“요즘은 CSO의 역할이 커져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과정에 관여하는 경우가 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의 CSO라면 법률적인 문제에도 능통해야 할뿐 아니라 공급망 문제에 대해서도 정통해야 하도 이사회에 참여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흔히 요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FT는 실제로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지난해 글로벌 상장 대기업 1640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CEO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공식적인 최고 임원으로 CSO를 두고 운영하는 기업이 전체의 2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6년 조사 때와 비교하면 9%나 늘어난 수준이다.

권한은 다소 제한돼 있더라도 CSO라는 직책을 둔 기업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PwC가 조사한 기업 중에서 CSO를 운영 중인 곳은 전체의 50%에 달했다.

또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년 사이에 채용한 CSO가 그 전의 8년 동안 채용한 규모와 맞먹을 정도로 최근들어 CSO를 두는 글로벌 기업에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PwC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9년 사이에 CSO를 선임한 기업은 414곳이었지만 2020년부터 지난해 사이에 CSO를 새로 둔 곳은 394곳이었다. 그만큼 글로벌 대기업의 경영 현장에서 CSO의 위상이 눈에 띄게 커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소비재 관련 기업이 가장 적극적


업종별 CSO 도입 현황. 사진=PwC이미지 확대보기
업종별 CSO 도입 현황. 사진=PwC


PwC 보고서에 따르면 CSO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든 부분적으로 활용하든 CSO를 둔 기업의 ESG 평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금융시장 데이터 제공업체로 ESG 평가 기관이기도 한 레피니티브가 지난해 글로벌 대기업 1455곳을 대상으로 ESG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A등급을 획득한 기업의 98%가 어떤 식으로든 CSO를 뒀거나 활용하는 조직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편, PwC가 조사를 벌인 글로벌 기업들의 CSO 도입 실태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지역에 속한 기업 중 48%가 CSO를 적극적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나 으뜸을 차지했다. 소극적으로 운영 중인 경우까지 합하면 비율은 87%까지 올라간다.

유럽 지역은 CSO를 둔 비율로는 92%로 1위를 차지했으나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35%로 북미지역에 다소 밀렸다. CSO에 가장 소극적인 곳은 중동지역으로 이 지역 소재 기업의 48%만 CSO라는 직책을 도입했다.

또 업종별로 살펴보면 소비재와 관련한 기업의 96%가 CSO를 두고 있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61%가 CSO를 도입해 가장 뒤쳐져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