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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伊 피자업계, 백기 든 도미노피자에 "아리베데르치(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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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伊 피자업계, 백기 든 도미노피자에 "아리베데르치(또 봐)~"



이탈리아 밀라노의 도미노피자 매장. 사진=데일리메일이미지 확대보기
이탈리아 밀라노의 도미노피자 매장. 사진=데일리메일

‘아리베데르치(Arrivederci)!’

이탈리아어로 ‘또 만나요’라는 뜻으로 작별할 때 쓰는 말이다.

미국 CBS뉴스는 세계 최대 피자체인 도미노피자가 지난 7년간 ‘피자의 본산지’ 이탈리아에서 분투한 끝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며 이는 도미노피자가 이탈리아 소비자로부터 작별 인사를 받은 격이라고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이탈리아 시장에 진출했으나 그간 고전을 거듭한 끝에 이탈리아내 매장의 영업을 모두 중단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당초 이탈리아내 매장을 900개 가까운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피자의 본고장에 진출했으나 충성도 강한 소비층을 둔 이탈리아 피자 브랜드들에 밀려 결국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다.

◇세계 1위 업체의 시도, 대실패로 귀결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재 도미노피자 이탈리아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로마, 베로나, 몬자, 토리노, 파르마, 빈첸차를 비롯해 이탈리아 전역의 상당수 도미노피자 매장에서 온라인 주문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나온다.

도미노피자가 접기로 한 대상은 이탈리아 전역에 분포한 29개 도미노피자 매장이다. 밀라노에서 첫 매장을 열어 처음 이탈리아에 진출할 때 오는 2030년까지 매장을 880개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계획을 실현하기는커녕 처참한 성적만 거둔채 막을 내리게 됐다.

도미노피자의 전세계 매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83개국 5701개 도시에서 1만8848곳이 영업 중이어서 세계 1위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피자의 본산지 이탈리아에서 벌인 시도는 대실패로 귀결된 셈이다.

◇미국식 피자 내세웠지만 ‘부부‧가족 경영’ 중소 피자체인점들에 밀려나

도미노피자의 이탈리아 실험이 실패로 끝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미국식 피자가 이탈리아 시장에서 먹히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부부나 가족이 주로 경영하는 소규모 피자 브랜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이탈리아 피자 시장에 파고 들어가는데 실패했다는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도 큰 몫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된 결과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음식배달 수요가 급증했으나 이탈리아 현지 중소 피자 전문점들이 배달업체들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직접 배달 서비스에 의존해온 도미노피자가 기를 펴기 어려웠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는 이탈리아 소비자들이 이른바 '보복 소비'에 나서면서 도미노피자의 작은 입지는 더욱 줄어들게 됐다는 것.

아울러 시장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는데도 무리하게 사세 확장에 나서는 과정에서 1080만달러(약 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은 것도 도미노피자가 이탈리아에서 철수키로 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도미노피자와 합작한 이탈리아 피자체인 e피자는 산더미처럼 불어난 부채를 탕감받기 위해 이탈리아 법원에 파산신청을 해 채권자들로부터 상환 유예 조치를 잠시 받았으나 이 마저도 지난달로 끝나면서 사업을 접는 도리 밖에 없었다는 것.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