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암은 이날 연방 지방법원에 퀄컴을 상대로 계약위반 및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퀄컴이 지난해 인수한 반도체 스타트업 누비아의 칩 디자인이 암의 라이선스를 사용해 만들어졌다면서 퀄컴이 이를 허가없이 사용하는 것은 계약위반 및 상표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누비아는 아이폰⋅아이패드용 칩을 설계했던 세 명의 애플 출신 엔지니어가 2019년에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데이터 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설계를 전문으로 하며 지난해 '피닉스(Phoenix)'라고 명명한 CPU를 발표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퀄컴은 지난해 1월 스타트업 누비아를 전액 현금으로 14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퀄컴 측은 정당하게 누비아를 인수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퀄컴은 암이 더 나은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으면 이를 구매하겠다고 반박했다.
◇시기의 문제
이 두 소송은 암과 퀄컴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에 재개됐다. ARM의 모기업인 소프트뱅크는 암을 상장할 계획이다.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라 상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퀄컴은 현재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퀄컴의 최대 경쟁자인 애플의 암 아키텍처 기반 칩과 경쟁할 수 있는 누비아의 설계를 사용한 신형 칩을 곧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퀄컴은 해당 칩을 기반으로 AR, 자율주행, IoT 등 통신 기술 기반 신사업을 진행 중이다.
퀄컴이 이미 누비아를 스마트폰 및 PC사업 전략의 핵심에 두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소송에서 지게 된다면 기업의 전체 계획을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소송이 중요한 이유
대부분의 반도체 회사는 암에서 칩의 라이선스를 구매한다음 자체 프로세서 회로를 설계한다. 이게 이번 소송이 중요한 이유다. 이번 암과 퀄컴의 소송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칩과 밀접하게 관련된 중대한 소송이다.
이번 갈등은 다른 반도체 스타트업에게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소송에 퀄컴이 진다면 다른 스타트업이 암의 라이선스를 구매해 원하는 대로 개조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퀄컴의 입장
퀄컴은 "이번 소송이 오랜 협력적이고 성공적인 관계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퀄컴의 앤 채플린 법률 고문은 "암은 퀄컴 또는 누비아의 혁신을 방해할 권리가 없다"고 말한다.
퀄컴은 현재 누비아의 설계를 사용해 애플의 칩과 경쟁할 수 있는 칩을 개발 중이며 해당 제품은 2023년에 나올 전망이다. 퀄컴은 또 아마존과 같은 클라우드 기업에 누비아 기반의 프로세서를 납품 중이다.
◇암의 노림수
전문가들은 암이 시장 내에 자사 주도권을 확인하고, 추후 라이선스 가격을 인상할 것까지 고려해 퀄컴을 제소했다고 보고 있다.
암의 라이선스가 거의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쓰이고 있는 것에 반해 이 부분에서 암의 매출을 27억달러(약 3조6000억원)로 규모에 비해서 낮다고 할 수 있다.
또 암은 지난해 퀄컴의 칩 설계가 비즈니스에 위협이 된다고 말한 바 있어 견제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두 기업 간의 타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