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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2 전차·K-9 자주포, 우크라이나 전쟁 중 유럽 무기시장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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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2 전차·K-9 자주포, 우크라이나 전쟁 중 유럽 무기시장 흔들었다

지난 5월 9일부터 20일까지 강원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신임장교 KCTC 훈련 중 K2 전차가 기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9일부터 20일까지 강원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신임장교 KCTC 훈련 중 K2 전차가 기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산 K2 전차와 K-9 자주포가 유럽 무기시장을 흔들었다“

일본 매체 니케이 아시아는 최근 한국산 ‘명품 무기’들이 유럽과 같은 선진 대륙까지 거침없이 누비며 ‘K-방산’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 7월 한국에 K2 전차 980대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지난달 26일 K2 전차 180대와 K-9 자주포 212문의 이행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블록 외부에 있는 공급업체로부터 주요 무기를 조달했다는 점에서 세계 각국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번 거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비 지출이 급증하고 있는 유럽에서 한국 방산업체들이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한국 방산업체들이 세계 무기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니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한국은 수십 년 동안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본고장인 이 나라가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에서 호주로 눈에 띄는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세계 무기 산업에 기술 및 군수 산업을 접목하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황폐해진 1950년대 이후 한국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60년대에 대부분의 농업 사회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에서, 세계은행이 작년에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경제 규모라고 말한 산업 및 기술 강국으로 발전했다.
이런 과정에 북한의 위협과 동맹인 미국과의 국방 협력도 선진 방위산업을 낳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2011년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록히드마틴과 함께 개발한 T-50 초음속 제트훈련기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이정표를 세웠다. 이 항공기는 이라크, 필리핀, 태국에서도 고객을 찾았다.

폴란드로의 시장 확장은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졌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소련 시대 탱크 250대를 제공한 후 대체할 전차를 찾고 있었다. 폴란드는 폴란드군을 포함한 유럽 NATO 전차군의 주력인 독일 방위산업체 크라우스-마페이 베그만(Krauss-Maffei Wegmann)의 레오파드2를 고려했으나 결국 한국의 K2 전차로 교체했다.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가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폴란드 군비청과 K2 흑표 전차 및 K-9 자주포 수출을 위한 57억6000만 달러(약 7조6780억원) 규모의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고 방위사업청이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가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폴란드 군비청과 K2 흑표 전차 및 K-9 자주포 수출을 위한 57억6000만 달러(약 7조6780억원) 규모의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고 방위사업청이 밝혔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다른 무기를 포함하는 한국과 협정의 주요 매력은 폴란드를 유럽의 무기 생산 허브로 만들 수 있는 기술 이전의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마리우슈 부아쉬착(Mariusz Blaszczak)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월 KAI와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FA-50 경전투기 48대를 포함하는 계약에 서명하면서 "한국 무기 시스템은 기술, 가격, 시기 면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니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상당 기간 인내를 가지고 폴란드와 소통했다. 현대로템은 "새로운 전차 프로젝트에 합류하기 위해 폴란드와 오랜 시간 소통했다"며 "2020년에 폴란드용으로 수정된 K2PL 모델을 제안했다. 우리는 K2 전차의 기술과 품질뿐만 아니라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K2 전차는 미사일에 대한 자기방어 시스템과 55톤의 무게에 1500마력의 엔진을 탑재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현대로템은 또한 고객이 특정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한다.

KAI의 FA-50은 내년부터 폴란드의 소련제 MiG-29 전투기를 점진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인도될 예정이다.

러시아의 전차 중심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배경으로 유럽 전역이 기존 전차를 업그레이드할지, 신차를 구매할지 결정해야 하는 단계에 있는 데 K2 전차는 이제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향후 조달은 폴란드에서 제조된 K2 전차에 의해 수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시몬 웨즈만(Siemon Wezeman) 스톡홀름 국제 평화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은 "K2 전차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 목록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있는 국가로 그리스를 꼽았다. 이탈리아는 또한 잠재적으로 K2 전차의 큰 시장이다"고 말했다.

웨즈만 연구원은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도 참가할 수 있지만, 소량의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많은 국가 중 폴란드에만 주요 군사 산업 단지가 있으며 폴란드는 자체 군대를 위한 K2 전차의 라이센스 생산에서 다른 유럽 국가로의 수출을 위해 생산하는 것으로 매우 야심차게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베르보스키(Michael Werbowski) 바르샤바 연구소의 연구원은 한국 기업이 유럽의 무기 시장이 글로벌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거래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베르보스키는 "그러나 폴란드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러시아와 잘 맞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 얻는 것이 많지만 잃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은 모든 '달걀'을 '유럽 바구니'에만 담지 않는다. LIG넥스원은 지난 1월 UAE와 22억 달러 규모의 M-SAM II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한화디펜스는 지난 12월 호주와 9억3000만 달러 규모의 K-9 자주포를 공급할 빅토리아주 질롱에 곡사포 공장을 짓는 계약을 체결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무기 플레이어로 부상하면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