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일본 도쿄증시와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 시각 145엔을 돌파했다. 미국발(發) 긴축 압박이 거세지면서 엔화 가치가 정부의 종전 시장 개입 직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일 간 금리 격차 확대에 따라 엔 매도, 달러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시장 개입을 단행했던 지난 9월 22일의 145.90엔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24년 만에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에 나섰다.
엔화 가치 하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가파른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9월 미국 고용통계(실업률)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의 긴축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레이얼 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한 것도 환율 상승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환율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45엔을 훌쩍 넘어서면서 정부가 재차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오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8월 30일부터 9월 28일까지 외환시장 개입 규모가 2조8382억 엔에 달한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재무성이 발표한 기간의 엔화 매입은 대부분 지난달 22일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