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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엔달러 환율 발작 일본은행 "그래도 아베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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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엔달러 환율 발작 일본은행 "그래도 아베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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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엔달러 환율이 끝내 "마의 달러당 150엔"에 도달했다.

20일 뉴욕증시와 일본외환시장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선에 거의 육박했다. (시세표 별첨)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9.90엔을 넘어선 것은 '거품(버블)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은행 외환시장 개입이 가장 큰 병수이다. 엔화 가치 하락(엔저)에 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엔·달러 환율이 20일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할 수 있는 달러당 150엔에 매우 근접했다.일본의 스즈키 순이치 재무상이 20일 정부는 환율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항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즈키 재무상은 이날 의회에서 "최근 엔화가 가파르게 한방향으로 떨어진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는 투기거래에 따라 극단적인 변동적 움직임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강한 긴박함을 갖고 환율시장의 전개를 지켜보며 과도한 변동성에 대항해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화 가치 하락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은행 당국이 지난달 22일 달러당 145.90엔까지 올랐을 때 달러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을 단행해 잠시 140엔대 초반까지 떨어진 바있다. 엔·달러 환율은 1990년 8월 달러당 151엔대를 기록했다. 아시아에 외환위기가 찾아온 1990년대 후반에도 엔저 현상이 나타났다. 그이후에는 엔화 가치는 지속해서 상승해 2011년에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75엔대까지 떨어졌다. 올 초만 해도 달러당 110엔 안팎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거침없이 올랐다. 일본은 경제 회복을 염두에 둔 초저금리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해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가속했다.

일본은행이 당분간 금리를 올릴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밝힌 상황에서 일본 당국이 또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의 메이저 언론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돌파하면 정부와 일본은행이 다시 대규모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최종금리(terminal rate)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종금리는 한 번의 금리 인상 주기에서 가장 높은 기준금리를 일컫는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시장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6% 가능성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는 엔화환율의 급등으로 이어질수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8일(현지 시간) 미네소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나는 지금까지 기준금리가 내년 초 4% 중반에 진입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해왔다”며 “다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4.5%나 4.75% 정도까지만 올릴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흐름을 고려해 최종금리 4% 중반은 기본이고 5%로 올리는 것도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말 기준금리 중위값으로 4.6%를 제시한 바 있다.

카시카리 총재는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는 근원 서비스 CPI가 계속 올라 우리를 놀래키고 있다"면서 “진정될 기미가 없는 근원 인플레이션과 서비스 가격이 실질적으로 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PI 상승분의 73%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의 물가는 한 번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일반 제조 상품과 달리 공급망이 개선되더라도 가격 안정을 장담하기 어려운 분야기도 하다. 9월 근원 인플레이션의 서비스 부문(6.7%)은 상품 가격(6.6%)을 앞질렀다.뉴욕타임스(NYT)는 고물가 고착화를 우려하는 연준이 올 11월에 이어 12월까지 다섯 차례 연속 0.75%포인트를 인상하고 내년에도 금리를 더 올리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도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금리 인상이) 단기간의 고통을 겪을지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에 상당한 이득이 있을 것”이라며 “가격 안정 없이 경제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부담에도 인플레이션 완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 같은 연준 내 분위기를 감지한 시장의 금리 전망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투자 자문 업체 TS롬바드의 수석미국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빌츠는 “인플레이션이 보다 광범위해진 점을 고려할 때 물가는 이제 잘 떨어지지 않는다”라며 “물가를 낮추려면 연준이 5.5%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9.99포인트(0.33%) 하락한 30,423.81로 장을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4.82포인트(0.67%) 떨어진 3,695.16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1.89포인트(0.85%) 밀린 10,680.51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 마감 후 테슬라와 IBM이 실적을 발표했다. 테슬라의 순이익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매출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이상 하락 중이다. IBM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매출과 순이익 발표에 시간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 중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러한 우려에 또다시 4%를 돌파해 4.13%까지 올랐다. 2년물 국채금리는 4.56%를 기록하며 또다시 4.5%를 넘어섰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날 발표한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지난달 보고서 발표 이후 경제 활동이 "완만하게" 확장했다고 평가했다.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5.9%를, 금리를 0.50% 인상할 가능성은 4.1%를 기록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