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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의 미래 전략, 자강과 ‘윈-윈’ 실리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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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의 미래 전략, 자강과 ‘윈-윈’ 실리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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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인도의 국가전략은 실리와 자강이다.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신흥국과 개도국 모두와 ‘윈-윈’ 전략을 구사해야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인도는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7년에 세계 GDP에서 2위나 3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 전망을 실현하려면 누구와 적이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인도의 인구는 2035년에 16억5000만 명으로 세계 1위가 된다. 이 많은 인구가 글로벌 안보와 경제 변동에서 먹고살려면 글로벌 질서가 안정되는 것이 최선이지만 불안한 경우라도 생존하려면 큰 적이 없어야 한다.

이런 까닭에 인도는 세계 무대에서 균형추 역할을 지향한다. 자유 진영에도 친구가 되고 권위주의 진영에도 친구가 되려고 한다.

◇인도의 현재·미래를 위해 10년 혁신국가 도전


인도는 2021년 연간소득이 3000만원 정도인 중산층이 전체 인구의 31%였다. 8% 성장을 이어가면 2025년 전체 인구 55%가 중산층, 2047년 63% 정도가 중산층이 된다. 현재 성인 1인당 평균 자산은 1만4252달러이다.

인도는 GDP가 3조1000억 달러이고, 1인당 GDP는 2275달러로 세계 113위에 불과하다. 미래 경쟁자인 중국과 비교하면 열악하다. 중국은 17조8000억 달러에 1인당 GDP는 1만2000달러를 넘는다.

빈부 격차와 지역 편차가 너무 심하다. 부패와 부조리, 중앙과 지방의 행정 분리, 정치 분열, 도시와 지방의 발전차 등 해결해야 할 분야가 너무 많다.

인구 30%가 도심에 거주하고 있으며, 향후 20년에서 25년 이후에는 도시 거주자가 3억 명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도시화를 위한 건설과 부동산 수요 역시 세계 최대 수준이다.

한 해 6500여만 명씩 배출되는 대학 졸업생의 취업도 문제다.

인도는 현재 전체 인구의 40%만 위생시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7억 명 가까이가 전문의 도움을 받은 바가 없다. 전문의 80%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싼 수술비용에 의료관광 1위 국가임에도 일반 서민의 의료 혜택은 낙후되어 있다.

인도의 각종 문제, 발전의 장애를 해소하는 핵심 동력이 혁신이다. 정치와 행정, 기업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려고 한다.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와 관행, 기술 부족, 기후변화에 취약한 사회구조, 물이나 석유 같은 천연자원 부족, 에너지 수급 차질 등을 해소하려면 각 분야에 효과적인 투자와 운영이 필요하며 이는 디지털 혁명을 바탕으로 한 사회 전 분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

인도는 자국이 보유한 청년층을 가장 소중한 성장 발전 동력으로 삼아 각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려고 한다.

◇미래 전략은 단극체제가 아니라 다극체제


인도는 세계사의 재편과 재구성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자신만의 시각을 견지하려고 한다. 인도가 잘 살기 위해서 어떤 행보를 펼칠 것인가가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미·중 패권 경쟁,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사이의 갈등을 지켜보면서 양쪽 모두에서 자기 진영에 들어올 것을 호소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몸을 던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려고 한다. 모두로부터 실리를 얻는 전략이다.

인도는 14억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아세안, 중동, 남미, 아프리카 모두와 친구가 되려고 한다. 자신과 상대방의 입장을 절충하고 어느 한쪽의 입장을 다른 한쪽에 강요하지 않는다. 모두가 각자 입장에서 전략적 이해에 따라 생존과 번영을 도모하기 때문에 한쪽에 너무 치우치는 것은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주요 강대국에 대한 인도의 시각은 ‘윈-윈’이다.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 국익이 인도 국익과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 차이는 민주주의 이념이나 가치 추구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도의 기술 발전과 성장을 위해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전통 우방이라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무력 행사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EU가 주도하는 제재에 대해서는 제한적 효과가 있을 뿐이고 러시아 국민들의 반미, 반EU 정서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멈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러시아 석유를 구매하는 것이 공급 부족의 석유 문제를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14억 인도 인구가 석유가 부족한 가운데 비교적 가격이 싼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것은 인도로서는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한다.

2025년까지 지금 석유 소비의 40%가 증가할 것인데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지 않는 것은 인도로서는 전략적으로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말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제로섬 게임을 하는 경쟁자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인도가 발전하는 데 꼭 필요한 무역 상대라고 생각한다. 중국과 이념ㆍ가치는 다르지만 중국이 인도를 부정하고 침략하지 않는 한 중국을 교역 상대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EU가 중국을 배제하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 혼돈 야기, 인플레이션 자극, 군사적 긴장 확대 등 세계의 안정보다 불안을 더 자극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인도는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1:1 외교는 물론 유엔이나 브릭스ㆍ상하이협력기구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도는 EUㆍ아세안ㆍ중동 등에 대해서도 자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협력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술과 시장, 자원(식량ㆍ에너지 등) 확보를 위해 먼저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인도는 중국이 30여 년 세계화 흐름에 편승해 개혁과 개방으로, 미국이나 EU의 도움으로 ‘세계의 공장’이 되어 급속한 성장을 한 것에 부러움을 가지고 있다.

인도는 미·중 패권 경쟁으로 탈세계화가 부분적으로 진행되면서 중국이 누린 세계화의 이점을 이제 누릴 수 없다는 데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인도는 탈세계화 속에 14억 인구를 생존과 번영으로 이끌기 위해 자강과 함께 모든 진영과 ‘윈-윈’ 전략을 구사하려고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