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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탈 중국’ 글로벌 기업들, 멕시코서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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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탈 중국’ 글로벌 기업들, 멕시코서 자리잡는다

미국과 단일시장 대우·제조산업 입점 환경 등 최고 입지

멕시코는 중국보다도 임금이 싸고 미국과 가까이 있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멕시코는 중국보다도 임금이 싸고 미국과 가까이 있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중 경쟁,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에 진출했던 많은 글로벌 투자기업들이 중국을 빠져나와 새로운 투자지역을 찾고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동에서 수혜를 보는 국가 후보로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거론된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을 두고 미국에 투자하는 온쇼어링,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에 투자하는 니어 쇼어링, 민주ㆍ자유라는 가치에 부합하는 우방국에 투자하는 프렌드 쇼어링을 말했다.
캐빈 러너 전 호주 총리는 멕시코가 중국에서 이탈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유력 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어 쇼어링 최대 수혜처로 멕시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글로벌 기업들이 지정학적으로 가장 유리한 곳을 찾아서 결정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FDI)라는 기준을 적용해 보면 2022년 멕시코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며, 400여 개 북미 기업들이 멕시코에 진출할 계획이다. 프렌드 쇼어링의 수혜국인 인도에는 사상 최고인 1000억 달러 투자가 올해 몰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는 미국과의 근접성, 저렴한 임금체계, 정부의 각종 세금 인센티브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제조업 부문이 5% 이상 증가하고 있어 공급망 재배치의 잠재력을 최대로 활용할 경우 향후 몇 년 동안 수출은 30%, 국내총생산(GDP)은 9%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멕시코의 투자 이점


멕시코는 공급망 재배치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국가이다. 멕시코는 사실상 미국과 단일시장으로 취급한다.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들은 미국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과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근접성이라는 지정학적 이점 때문에 1999년 이후 글로벌 기업 1만3000여 곳이 투자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제조산업 입점 환경에 유익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21년 멕시코 GDP 가운데 제조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95%이다. 멕시코는 이번 글로벌 공급망 재배치 과정을 잘 활용해 이를 20% 선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제조업 활성화 제도 IMMEX 프로그램에 등록할 경우 외국 기업의 생산 자재나 자산에 대해 16.5%의 부가세 면제, 낮은 임대료, 물과 전기 사용료 지원을 보장한다.

멕시코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88%를 도로를 이용한다. 코로나 기간 동안 항구와 공항이 막혀 수송이 지연되고 수송 비용이 올라 고통을 겪었던 기업들은 멕시코 공장에서 육로를 이용해 운송하는 기업들이 너무 부러웠다. 비용 절감과 소요기간 단축은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판매량이 더 늘어나는 효과를 보장했다.

멕시코는 전 세계 50여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고, 이들 국가에서 진출한 기업들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들은 미국 본토로 수출될 때 멕시코산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려고 하며 멕시코도 이에 기꺼이 응하고 있다.

멕시코는 낮은 급여체계가 큰 강점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2022년 20% 인상되었지만 여전히 4달러 수준으로 미국의 30달러, 중국의 6달러에 비해 저렴하다. 대략 5900만 명의 노동가능인구 가운데 현업 종사자는 700만 명에 불과해 잉여 노동력 확보가 쉽고, 숙련공 육성 프로그램도 다양해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도 강점이다.

◇멕시코의 주요 제조산업


멕시코의 3대 산업은 담배, 항공우주, 석유ㆍ광업이다. 석유는 매일 370만 배럴이 생산되고 있다.

멕시코 주요 제조산업은 첫째, 항공우주산업이다. 2021년 62억 달러 규모였다. 2027년까지 연평균 18%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며 전 세계 300여 개 항공우주 관련 제조기업들이 멕시코에 진출해 있다.

둘째는 자동차 산업이다. 2021년 기준 314만 대 생산으로 세계 7위 생산량이다. 10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진출해 있다. 미래 자동차인 EV의 경우 배터리 산업이 핵심이다. 리튬, 망간이 채굴되고 있다. 리튬의 경우 매장량이 풍부하나 환경문제로 아직 채굴이 많지 않지만 합법화되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신규 투자 등 큰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셋째는 의료기기 제조산업이다. 650여 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117억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2025년까지 연평균 12%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 수출이 92%를 차지한다.

넷째는 전자제품이다. OEM 방식으로 380여 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연간 1500억 달러를 수출한다.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8% 성장이 예상된다.

멕시코는 기회의 나라가 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중남미 33개 국가, 6억3000만 명의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거점이 될 수 있다.

2022년 한국과 멕시코는 수교 6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은 멕시코의 넷째 교역국이다. 중남미 국가에서 가장 많은 교역을 한다. 현재 430개 기업들이 진출해 1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글로벌 공급망 재배치 과정에 우리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할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멕시코는 우리에게 신성장 기회를 줄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