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일본 언론은 한국의 기업문화에 주목하며 기업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편중된 남·여 비율을 제시했다. 편중된 이사회의 남·여 비율이 양성평등 측면에서도 공평하지 않으며 남성 위주로 구성된 기업 임원들의 비율은 기업의 의사결정과 운영측면에서도 혁신과 창의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3월 현대자동차 사회이사에 발탁되었다. 55년의 현대자동차 역사상 여성 이사의 임명은 처음이다. 새로 발탁된 이 교수는 3년의 임기로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최초의 여성임원인 이 교수의 임명은 작년 8월 시행된 2조원 이상인 상장사의 이사회를 한 성별로만 구성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효된 이후 발생한 일로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여성 임원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주 발표된 분기 보고서에서 회사 임원 384명 중 4.4%인 17명만이 여성이라는 점은 현대자동차 전체 인력에서 여성 임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법령으로 인해 여성 임원은 임명되었지만 양성평등을 위한 한국기업들의 기업지배구조 개편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전히 한국기업들은 여성 임원의 다양성과 대표성 보다는 여성으로서의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뿐만 아니라 카이스트에서도 이교수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하이디 그랜트 보잉 사장과 마리아 레인 부사장 등 보잉사 최고경영자(CEO) 2명이 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학생들과 간담회를 주재하기도 했으며 그랜트와 레인은 미국 기업 세계에서의 그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조언을 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에서의 이 교수의 활약은 우리 기업문화에서 여성 임원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혁신과 창의성을 위한 기업지배구조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