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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코로나발 소득 양극화’ 심화…‘최상위 1%만’ 실질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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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코로나발 소득 양극화’ 심화…‘최상위 1%만’ 실질임금↑



미국인의 연간 실질임금 증가 추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소득 최상위 1%에 속하는 근로자의 실질임금만 증가했고 나머지 대다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EPI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인의 연간 실질임금 증가 추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소득 최상위 1%에 속하는 근로자의 실질임금만 증가했고 나머지 대다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EPI

미국 근로자를 대상으로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질임금 증가 추이를 조사한 결과 최상위 1%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위 90%는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실질소득의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확대됐다는 뜻이다.

21일(이하 현지 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의 진보성향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가 이날 펴낸 ‘2021년도 연소득 불평등’ 보고서의 결론이다.

◇ 최상위 0.1% 실질임금 18.5% 급증…하위 90%는 0.2% 감소


미 연방 사회보장국이 집계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실질임금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최상위 1%에 속하는 고소득자의 실질임금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시작한 2020년과 비교해 9.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 중에서도 0.1%에 해당하는 초고소득자의 실질임금은 18.5%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저소득자로 분류된 90%의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큰 대조를 보였다. 가장 밑바닥에 있는 91~99%에 속하는 저소득자의 실질임금 역시 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2020년과 비교해 평균 0.8%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극소수 고소득자의 실질임금만 올랐다는 뜻이다.

최상위 1%에 속하는 근로자들이 벌어들인 돈이 전체의 14.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차지한 비중이 지난 1979년 조사 당시에는 7.3%에 그쳤고 당시 69.8%를 차지했던 하위 90%의 비중은 지난해의 경우 58.6%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양극화가 오히려 큰 폭으로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 1979~2021년 최상위 1% 실질임금 증가율, 하위 90%의 7배 웃돌아


엘리즈 굴드 EPI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0여 년에 걸쳐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사이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확대돼왔을 뿐만 아니라 2020년부터 대유행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두 계층 간 격차가 상호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더욱 커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지난 197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상위 1%의 실질임금 증가율이 하위 90%보다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하위 90% 저소득자의 실질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8.6%로 줄어든 것은 미국에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하위 90%에 속하는 근로자들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40년간 지속된 소득 양극화 추세에서 벗어나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들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굴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고용시장 경색으로 역대급 구인대란이 벌어져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개선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