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단기·장기 가리지않고 글로벌 폴리크라이시스 시대 온다"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단기·장기 가리지않고 글로벌 폴리크라이시스 시대 온다"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발표…불안한 리스크 상황 지속 될 것
세계경제포럼(WEF)이 펴낸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 사진=WEF이미지 확대보기
세계경제포럼(WEF)이 펴낸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 사진=WEF

“글로벌 폴리크라이시스(polycrisis·복합 위기)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11일(이하 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글로벌 리스크 전문가들이 올 한 해를 전망하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글로벌 차원의 위기가 잇따르면서 지구촌의 불안정한 상태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는 상황이 새로운 일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다보스포럼으로도 널리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이 오는 16~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연례 총회를 앞두고 11일 발표한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의 골자다.

보고서는 학계, 재계, 정계에서 일하는 세계적인 위기 분석 전문가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을 담았다.

WEF는 앞으로 모든 나라가 협력해 대응하지 않으면 폴리크라이시스의 파고(波高)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리크라이시스란


세계경제포럼(WEF)이 펴낸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 사진=WEF이미지 확대보기
세계경제포럼(WEF)이 펴낸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 사진=WEF


폴리크라이시스란 말은 케임브리지사전과 함께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콜린스사전이 지난해에 가장 많이 회자된 화제의 단어로 꼽은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와 사실상 비슷한 표현이다.

‘permanent’와 ‘crisis’를 결합한 표현으로 ‘장기간 이어지는 불안정한 상태 또는 불안감’을 뜻한다. 일부 국내 언론에서는 줄여 ‘영구적 위기’로 옮기기도 한다.

콜린스사전에 따르면 이 말은 지난 1970년대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처음 쓰이기 시작했으나 지난 2020년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닥친 데 이어 지난해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발한 전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등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대규모 위기가 잇따르면서 널리 회자됐다.

폴리크라이시스는 퍼머크라이시스와 일맥상통하는 의미로 영국의 경제사학자이자 위기분석 전문가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객원 논설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존 애덤 투즈 컬럼비아대 교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구촌이 맞은 위기를 설명하면서 쓰기 시작해 새롭게 주목받는 신조어가 됐다.

비관적 전망으로 유명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투즈 교수의 이 표현을 사용하면서 더 회자됐다.

글로벌 리스크 전문가 82% “2년 내 폴리크라이시스 도래 가능성”


세계경제포럼(WEF)이 펴낸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 사진=WEF이미지 확대보기
세계경제포럼(WEF)이 펴낸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 사진=WE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위기 전문 분석가들에게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단기 리스크와 장기 리스크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82%가 불안한 리스크 상황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폴리크라이시스가 앞으로 2년에 걸쳐 가시화돼 향후 10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폴리크라이시스의 도래를 점친 응답자가 69%에 달한 가운데 재앙에 가까운 폴리크라이시스가 닥칠 것이라고 더 비관적으로 답한 응답자도 13%로 나타났다. 재난에 가까운 폴리크라이시스가 앞으로 10년간에 걸쳐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자 역시 20%로 조사됐다.

또 2년 안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단기적인 위기와 10년에 걸쳐 도래할 것으로 보이는 장기적인 위기를 구분해 조사한 결과 글로벌 리스크 전문가들은 ‘생계비 위기’를 단기적으로 가장 큰 위기로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생계비 위기에 이어 △이상기후를 비롯한 자연재해 △지경학적 위기 △지구온난화 위기 △사회양극화 위기 등을 꼽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지구온난화 위기’가 가장 심각한 위기로 꼽힌 가운데 △기후변화 적응 △이상기후를 비롯한 자연재해 △멸종 위기 동물 문제를 비롯한 생물다양성 위기와 생태계 붕괴 위기 △난민, 인신매매 피해자를 비롯한 비자발적 이민 문제 등이 앞으로 예상되는 주요 위기로 지목됐다.

한편, 이미 가시화하기 시작한 글로벌 리스크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위기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급 문제를 으뜸으로 꼽았고 생계비 위기, 인플레이션 악화, 식당 위기, 사이버 공격 위기를 그다음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예상되는 장단기 리스크들은 서로 깊이 연관돼 있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를 염두에 두고 전 세계가 미리 대응하지 못하면 지구촌은 앞으로 폴리크라이시스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