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37억 유로 가치' 로스차일드 투자은행, 자진 상장폐지 추진

공유
0

'37억 유로 가치' 로스차일드 투자은행, 자진 상장폐지 추진

"자본 조달 불필요·장기적 특성상 비상장 기업 형태가 더 합리적"

유로화 및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로화 및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정통 금융계의 '큰손' 로스차일드 가문은 세계 금융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은행 중 하나인 37억 유로 가치의 로스차일드사(Rothschild & Co)를 비상장기업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7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유 주식 38.9%(의결권 47.5%)를 보유한 로스차일드 가문의 지주회사인 콩코디아는 7일 파리 상장 그룹에 대한 자금 조달을 위해 여러 은행 및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로스차일드는 글로벌 자문, 부와 자산 관리, 상업 뱅킹의 3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콩코디아는 이들 사업 부문 가운데 어느 것도 상장주식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할 필요가 없으며, 장기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그룹이 비상장 기업 형태가 더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로스차일드는 "각각의 사업 부문들은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더 나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세계적인 금리 상승과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인수합병 등 글로벌 거래가 침체된 가운데 나온 조치이다.

인수합병 등의 거래 감소로 수익성 높은 수수료 수입이 줄면서 대규모 인력 감축, 보너스 삭감 등을 겪은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자문사들은 많은 타격을 받았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자신들의 부티크 회사를 비상장기업으로 하려는 의도는 에버코어(Evercore), 라자드(Lazard) 등 소규모 자문운용사들이 미국에서 상장을 추진하던 지난 20년간의 흐름과는 다르다.

금융계 로스차일드 가문의 기원은 200년 이상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재의 로스차일드 은행 구조의 뿌리는 2012년 당시 분리된 프랑스 은행과 영국의 상업은행인 NM 로스차일드 & 산스가 합병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장이었던 다비드 드 로스차일드에 의해 성사된 이 거래는 프랑스 모회사 그룹으로 회사 구조를 통합했고 수십 년 동안 영불해협 경쟁을 종식시켰다.
4년 전 드 로스차일드가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아들 알렉산드르에게 물려주면서 7대를 이어오고 있다. 젊은 드 로스차일드의 경영체제 아래 프랑스와 영국의 핵심적인 자문사업에서 다각화 전략을 추구했고, 역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에서 사모펀드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꾀했다.

콩코디아는 3일 종가 기준 19% 프리미엄인 주당 48유로를 제시할 계획이다. 이것은 그룹의 가치를 37억 유로로 평가한 것이며, 여기에는 주당 1.4유로의 배당금과 8유로의 파격적인 특별배당금이 포함된다.

콩코디아가 포함된 넓은 의미의 로스차일드 가문은 주식의 54.5%와 로스차일드 주식회사의 의결권의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다. 그 투자은행의 파트너들은 주식 자본의 약 5%를 소유하고 있다.

6일 프랑스 파리 주식시장 장 초반 그 회사의 주가는 16% 급등한 46.85유로를 기록했다.

로스차일드는 지난 1년간 폭스바겐의 포르셰 인수 공모, 코베아의 90억 달러 파트너 리 인수, 독일 에너지 그룹 유니퍼의 국유화, 위성 사업자인 유텔샛과 원웹의 결합 등 유럽에서 가장 큰 거래를 성사시켰다.

로스차일드는 2022년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8억6400만 유로의 총매출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자문 부문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5억47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로스차일드 그룹은 거시경제 상황과 지정학적 환경을 고려할 때 2023년은 더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스차일드는 지난 3분기 말, 자산운용사업 부문에서 986억 유로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로스차일드사는 성명을 통해 "제안된 거래에 주목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의견 청취를 위해 파리에 본사를 둔 금융자문회사인 핀넥시(Finexsi)를 독립적인 전문 자문기관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로스차일드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민간 은행 및 자산운용 그룹인 에드먼드 드 로스차일드와는 별개이다. 2018년 로스차일드 가문의 두 파벌은 가문의 명칭에 대한 분쟁을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상호 교차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