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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뉴욕 증시 하락의 끝은...고물가 사태속 소비 증가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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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뉴욕 증시 하락의 끝은...고물가 사태속 소비 증가에 속수무책

미국 경제에 '좋은 뉴스'는 뉴욕 증시에 '나쁜 뉴스'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NYSE).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NYSE).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 증시가 미국 경제의 강한 회복세로 인해 맥없이 무너졌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경기 둔화를 유도하려고 지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내려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왕성하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회복세에 탄력이 붙어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 경제에 관한 좋은 뉴스가 뉴욕 증시에는 나쁜 뉴스가 되는 현상이 월가를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에 박수를 보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주 마지막 장이 열린 24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6.99포인트(1.02%) 하락한 32,816.9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2.28포인트(1.05%) 떨어진 3,970.0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95.46포인트(1.69%) 밀린 11,394.94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에만 3%가량 하락했고, S&P500지수는 2.7%가량, 나스닥지수는 3.3%가량 떨어졌다. 3대 지수의 주간 하락률은 올해 최대이고, S&P500지수는 지난 12월 9일로 끝난 주간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연준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의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됐다. 미 상무부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5.4% 올라 전년 동월 5.3%에서 0.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PCE 가격 지수 상승 폭이 전년 동월에 비해 커진 것은 7개월 만에 처음이다.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 6월 7%에 육박하면서 40년 만 최고치를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 폭이 감소하는 추세였다. 올해 1월 PCE 가격 지수는 전월에 비해서도 0.6% 증가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 지수도 전월보다 0.6% 증가했다.

물가가 내려가지 않으면 연준이 지속해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은 소비와 투자의 위축,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에 주가가 하락한다.

미국 경제에서 특이한 점은 인플레이션 사태 속에서도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24일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 지출은 올해 1월에 1.8%가 증가했다.

직전 12월에는 소비자 지출 규모가 마이너스 0.1%였고, 11월에는 마이너스 0.2%였다. 1월의 PCE 월간 증가율 1.8%는 지난 2년 반 사이에 가장 높은 것이다. 소비 지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소매 매출도 지난달에 전월 대비 3.0% 증가했다.
미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25일 “많은 미국인이 노동 시장 강세와 임금 상승으로 여윳돈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사회 보장 연금이 올해 8.7%가 늘었다. 이는 곧 미국 은퇴자들의 지갑이 그만큼 두터워졌다는 의미이다.

미국에서는 아직 일자리가 넘쳐난다. 미 노동부는 1월 고용 상황 보고서에서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51만 7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8만 7000개를 3배 가까이 웃돈 것이고, 지난해 12월 증가 폭 26만 개의 두 배에 육박한다. 실업률은 3.4%로 지난해 1월보다 0.1% 포인트 더 내려가 1969년 5월 이후 거의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구직자 1명당 1.9개의 일자리가 남아돈다.

연준이 최근 경제 동향을 고려해 금리를 애초 예상보다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지난해 3월에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 데 이어 12월까지 0.75% 포인트 4번, 0.50% 포인트 2번 등 모두 7번 연속해 기준 금리를 총 4.25% 포인트 인상했고, 2월 1일에도 8번째로 0.25% 포인트를 더 올렸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를 5% 이상으로 인상하고, 한동안 그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3월 회의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리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3월 21, 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장중 40%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의 27%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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