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아직 반도체 클러스터가 될 2곳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텍사스 공장, TSMC의 애리조나 공장, 인텔의 오하이오 공장이 클러스터 유력 후보에 올라 있다고 WSJ이 전했다.
WSJ은 “정부가 보조금을 제공하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 금지, 자사주 매입 금지, 노조원 채용 등의 전제 조건을 붙였으나 이는 법 제정 과정에서 몇 개월 동안 이미 알려진 사실이어서 이런 조건들로 인해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 신청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러몬도 장관에 따르면 미국에 세울 최소 2개의 반도체 클러스터는 로직 칩과 같은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동시에 다른 종류의 칩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공급망 역할을 하는 시설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NYT는 “상무부 관계자들이 아직 그런 시설들이 들어설 곳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신청서를 받은 뒤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그렇지만, 이미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 일원에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대부분 생산하는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 제2위인 삼성은 텍사스에, 첨단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은 뉴욕 공장에 대한 신증설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인텔은 오하이오주에 ‘매가 사이트’를 건설하려 한다고 NYT가 강조했다.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미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되찾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생산과 연구 센터를 건설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NYT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73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고, 2024년 말 신규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미국 내 첨단패키징 공장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업체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TSMC는 지난해 말 애리조나 공장에 대한 투자 규모를 애초 계획의 3배인 400억 달러(약 50조 9000억 원)로 확대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기업 미국 투자 기록이다. 이 공장은 2026년부터 첨단 3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기업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려면 일정 기준을 넘어선 초과 이익을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 미 상무부는 28일 칩스법 시행에 따른 세부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에서 1억 5000만달러(약 2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예상을 초과하는 이익의 일정 비율을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 보조금 신청 기업은 미 상무부에 상세한 재무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상무부는 그 재무 계획서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과 일정 수준의 초과 이익을 공유할 방침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