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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이나 수도 점령→나토 해체→서방 굴복이라는 '달콤한 착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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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이나 수도 점령→나토 해체→서방 굴복이라는 '달콤한 착각'을 했다

영국 대중지 더 선, 러시아 FSB 내부 문건 입수 보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3일 안에 점령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참수함으로써 번개 같은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믿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푸틴은 우크라이나전에서 승리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해체되고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굴복할 것이라는 '달콤한 착각'에 빠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4일(현지 시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내부 문건를 입수했다며 푸틴이 빠른 승리에 대해 속았다는 새로운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 같이 보도했다.

더 선에 따르면 이 내부 문건은 반부패 웹사이트 굴라그(Gulagu).넷을 운영하는 러시아 인권활동가 블라디미르 오세츠킨에게 보내졌다.

이 내부 문건에는 푸틴이 나토에 가입한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 국가들을 안보 위협으로 언급하고 이를 자신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점령을 받아들이고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 국가에 비행 금지 구역을 선포하기 위해 서방에 최후 통첩을 하는 것으로 이 내부 문건은 기록하고 있다고 더 선은 전했다.

더 선에 따르면 이 내부 문건의 가장 소름 끼치는 부분은 러시아의 3대 핵무기(지상·공중·잠수함)를 언급하는 대목이다. 러시아가 핵무기로 위협하면 나토 회원국들이 줄줄이 탈퇴하고 유럽연합(EU)까지 파장이 미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푸틴의 최후 통첩 시한 내에 서방의 연대는 붕괴되고, 러시아는 구 소련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지게 된다.

지난달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기념하는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달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기념하는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소련 시절 KGB(소련 국가안보위원회)에서 복무했던 푸틴은 이전에 모스크바에서 통치했던 소련의 붕괴를 20세기의 가장 큰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외정책 싱크탱크인 채텀 하우스의 러시아 전문가인 키어 자일스는 "푸틴이 이러한 전쟁 전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매우 그럴듯하다"고 말했다.

자일스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서방의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이유 중 하나는 푸틴의 마음 속에 있지 않는 한 말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며 “우리가 볼 수 없었던 것은 러시아와 외부 세계에 대한 이러한 모든 다른 생각이 어떻게 서로 겹쳐져 푸틴을 완전히 다른 현실로 인도하는지였다"고 설명했다.

'독재자 물리치기: 스트롱맨 시대에 민주주의가 승리할 수 있는 방법' 의 저자인 찰스 던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는 푸틴이 원했던 것과 정반대라고 말했다.

던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서구 통합이 해체될 것이라는 푸틴의 기대는 엄청나게 잘못됐다"며 "오히려 그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나토와 같은 기구를 강화했고 유럽 국가들 스스로 러시아 에너지가 없는 삶을 고려하도록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스토멜 공항을 점령하고 증원군을 투입하기 위한 초기 시도는 임무를 부여받은 엘리트 러시아 공수부대원들이 말살되었을 때 굴욕으로 끝났다"고 러시아의 패전 원인을 지적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