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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 활동 혐의 WSJ 기자 구금은 보복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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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 활동 혐의 WSJ 기자 구금은 보복조치?

미국 당국, 간첩혐의 러시아인 체포 1주일만에 발생

러시아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월스트리트저널 에번 게르시코비치 기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월스트리트저널 에번 게르시코비치 기자. 사진=로이터
러시아 당국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미국 기자를 구금하고 그를 스파이 활동 혐의로 고발했다. 이는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본격화한 이후에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과의 긴장 관계와 외국 뉴스 매체에 대한 러시아의 캠페인에 대한 중대한 수위 강화를 시사한다.

러시아의 주요 보안기관인 FSB는 30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 기반을 둔 에번 게르시코비치(Evan Gershkovich) 특파원이 국가 기밀을 얻으려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WSJ는 러시아의 이러한 주장을 단호히 부인했다.

WSJ는 성명에서 "FSB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고, 신뢰할 수 있고 헌신적인 우리 기자의 즉각 석방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WSJ는 "우리는 에번과 그의 가족과 연대한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의 러시아 지방법원은 30일 게르시코비치가 5월 29일까지 구금될 것이라고 공개했다.

냉전 이후 미국 언론인이 모스크바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당국이 스파이 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한 러시아인 세르게이 블라디미로비치 체르카소프(Sergey Vladimirovich Cherkasov)를 체포한 지 일주일 만에 발생했다.

크렘린궁은 게르시코비치 체포가 러시아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는 세르게이 블라디미로비치 체르카소프를 미국이 지난주 체포한 데 대한 보복 조치였느냐는 질문에 언급하지 않았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는 30일 일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지난주 간첩 혐의로 러시아인을 체포한 후 게르시코비치의 체포가 "보복 조치"가 될 수 있는지 CNN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저는 그런 정보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존 커비(John Kirby)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게르시코비치의 구금이 보복 조치일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하고 30일 기자들에게 그들이 여전히 정보를 수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브리핑했다. 그는 또한 미국인들이 국외에서 부당하게 구금되었는지 공식적으로 결정하는 임무를 맡은 국무부 지침에 따라 게르시코비치가 부당하게 구금되었다고 생각하는지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커비는 모스크바에서 기자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인정하면서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주재 기자들이 위험에 직면한 것을 존중하지만 "미국인들이 러시아에 있는 것에 대한 우리의 깊은 우려를 바꾸지는 않는다"며 미국인들에게 모스크바 여행을 피하라고 재차 경고했다.

FSB는 게르시코비치가 우랄산맥 동쪽에 있는 예카테린부르크에 구금되어 있으며 그가 "러시아 군산복합체 기업 중 하나의 활동과 관련된 비밀 정보를 입수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FSB는 러시아 외무부의 신임을 받은 기자가 미국 측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두 명의 미국 관리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뉴스가 공개되기 전인 29일 오후 게르시코비치의 체포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미국 관리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그의 체포 사실을 처음 알렸다.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은 그들의 관리들이 29일 밤 WSJ와 게르시코비치의 체포에 대해 이야기했고, 바이든이 브리핑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카린 장피에르(Karine Jean-Pierre)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성명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게르시코비치의 가족과 접촉해 왔으며 국무부는 러시아 측에 손을 뻗었다고 말했다.

장피에르는 "국무부는 이 문제에 대해 러시아 정부와 직접 접촉해 왔으며, 여기에는 게르시코비치에 대한 영사관 접근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러시아 정부가 미국 시민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게르시코비치의 구금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예브게니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미국이 게르시코비치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연방에 공식적으로 접근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WSJ의 웹사이트에 있는 그의 약력에 따르면 게르시코비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구소련을 다룬다. 그는 이전에 AFP통신, 모스크바타임스(Moscow Times),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에서 근무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