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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韓 '주 69시간' 논란 vs 美 '주 36시간'으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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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韓 '주 69시간' 논란 vs 美 '주 36시간'으로 단축

미국, 평균 노동시간 감소로 고용시장 압박…젊은층·고임금·고학력자 감소폭 커
미국인의 주당 노동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사진=덴버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인의 주당 노동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사진=덴버대
미국인들의 평균 노동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통계국 커미셔너 출신인 캐서린 에이브러햄 메릴랜드 교수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11월 1일을 기준으로 미국인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36.887시간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1일 기준으로는 37.490시간이었고, 2019년 10월 1일에는 37.800시간이었다.

줄잡아 미국인의 주당 평균 노동 시간이 지난 3년 사이에 30분가량 줄었다. 미국인들이 팬데믹을 거치면서 일보다는 여가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메릴랜드대 연구팀은 이런 노동 시간 감소는 약 24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고용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나타나는 ‘임금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려 한다. 하지만 미국인의 노동 시간 감소로 인해 구인난이 더 악화하고, 이것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신용석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는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회의에서 고학력, 고임금, 젊은 층의 노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주당 평균 노동 시간이 평균 1시간30분가량 줄었다고 신 교수가 밝혔다.
에이브러햄 교수 연구팀은 미국인의 노동 참여율도 지속해서 내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전 노동 참여율은 63.3%였으나 최근에는 62.5%로 떨어졌다고 이 연구팀이 밝혔다.

미국의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3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14만5000개 증가했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지난달 증가폭은 2월 당시의 26만1000개보다 10만 개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1만 개를 크게 밑도는 수치이다.

레저·접객업에서 9만8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그러나 금융업(-5만1000개), 전문사무서비스업(-4만6000개), 제조업(-3만개) 등에서 일자리가 감소했다.

직장을 옮기지 않은 근로자들의 임금은 전년 동월보다 6.9% 증가해 1년여 만에 최소폭 상승 기록을 세웠다. 직장을 옮긴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도 14.2%로 역시 작년 1월 이후 인상폭이 가장 작았다.

미 노동부가 4일 공개한 2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993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63만 건 감소한 것으로 지난 2021년 5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 건 아래로 내려갔다.

실업자 1명당 구인 건수 배율은 1월 1.9명에서 2월 1.7명으로 내려갔다. 이 역시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이다. 미국에서 노동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으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팬데믹 이전에는 실업자 1명당 남아도는 일자리가 1.2명에 그쳤었다. 이에 따라 아직 미국의 노동 시장이 본격적인 약세로 전환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연준은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한 뒤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연준 안팎에서는 오는 5월 3, 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준은 지난달 22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4.75~5%로 조정했다. 연준이 5월에 다시 금리를 올리면 기준금리가 5~5.25%가 되고, 이것이 ‘최종금리(terminal rate)’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