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MMF 총자산 5조 2500억 달러 돌파 사상 최대 기록

공유
0

[초점] 美, MMF 총자산 5조 2500억 달러 돌파 사상 최대 기록

금융 혼란 사태 진정 불구 은행에서 예금 인출 계속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계기로 지역 은행이나 중소 은행 예금 인출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렇게 빠져나간 돈이 머니마켓펀드(MMF)에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있다. 6일 (현지시간) 미국 투자신탁협회(ICI)에 따르면 5일을 기준으로 지난 1주일 동안 머니 마켓에 유입된 자금이 491억 달러(약 64조 7800억 원)에 달했다. 이로써 총 MMF 자산 규모가 사상 최대인 5조 2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3월 29일에 끝난 주까지는 이 규모가 5조 20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3주 동안 MMF에 유입된 자금이 3040억 달러에 이른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유입 자금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SVB, 시그니처 은행 파산과 스위스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 혼란 사태로 인해 예금주들이 은행에서 예금을 빼내 고수익 머니 마켓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미 투자자들이 가장 안전한 투자처인 정부 전용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리고 있다. 4월 5일을 기준으로 지난 1주일 동안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하는 정부 전용 MMF에 348억 달러가 유입돼 총자산이 4조 3700억 달러에 달했다. 투자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CP(기업 어음)에는 80억 3000만 달러가 유입돼 총자산액이 7652억 8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바클레이스는 정부 전용 MMF에 내년까지 1조 5000억 달러(약 1979조 원) 자금이 더 투입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 전용 머니펀드는 미 재무부 어음과 환매조건부 채권 등 사실상 신용위험이 없는 유가 증권에만 투자하는 펀드다. MMF 투자가 폭증하는 속에서도 더 안전한 정부 전용 MMF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 전용 펀드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역레포(RRP) 자금을 선호한다. 역레포는 연준이 과잉 유동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 이를 거둬들이기 위해 채권을 담보로 JP모건 체이스 등에서 돈을 빌려오는 것을 말한다. 지난주 RRP에 예치된 돈올해 들어 최고치인 2조 3750억 달러에 달했다.

MMF 자금의 40%가 역레포로 유입된다. 또한 역레포는 연율 4.8%에 해당하는 매력적인 하루짜리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달 중순 이후 MMF 자금 유입 속도는 둔화했으나 지난 4일 기준 5조 6000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RRP에 유입된 2조
200억 달러의 대부분이 MMF 자금이다.MMF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해 단기 실세금리의 등락이 펀드 수익률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한 초단기공사채형 상품이다. 고객의 돈을 모아 주로 금리가 높은 CP(기업 어음), CD(양도성예금증서), 콜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고, 여기서 얻는 수익을 되돌려주는 실적배당상품이다. 지난 2003년 3월부터 회사채나 기업 어음 등에 투자하지 않고 안전성이 높은 국공채 등에만 투자하는 '국공채 전용 MMF'가 판매되고 있다.

뱅크레이트닷컴과 크레인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은행 예금 계좌의 평균 이자율은 0.2%에 불과하지만, MMF의 수익률은 연 4%를 웃돌고 있다. MMF에 자금이 몰리면서 미국 중소 은행에 여전히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예금이 MMF로 유출되면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다. 은행이 예금주가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자율을 올려야 하고, 그렇게 하면 자금 조달 비용이 커져 은행의 수익성이 낮아진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