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中 긴장 속 애플 '탈중국화' vs 테슬라 '중국 속으로' 선택 왜?

공유
0

[초점] 美·中 긴장 속 애플 '탈중국화' vs 테슬라 '중국 속으로' 선택 왜?

애플은 인도 공략으로 전환…테슬라는 중국에 메가팩 생산공장 신설

테슬라와 애플. 사진=마켓워치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와 애플. 사진=마켓워치
미국의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과 전기차 선두 업체 테슬라가 중국 시장을 놓고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 애플은 ‘탈중국화’ 시동을 걸었으나 테슬라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와 의회가 한목소리로 미국의 글로벌 기업에 중국과의 ‘디커플링’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애플과 테슬라가 대조적인 선택을 했다.

미국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중국특위) 소속 의원들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디즈니, 팰런티어 고위 임원들과 만나 중국 견제 방안을 논의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특위 소속 하원의원 10여 명은 지난주 캘리포니아주에 본부를 둔 빅테크 기업들을 잇달아 방문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캘리포니아에서 회동한 직후에 미 의원들이 빅테크를 찾았다.
마이크 갈라거 하원의원(공화, 위스콘신)과 라자 크리시나무디 하원의원(민주, 일리노이)은 이달 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밥 아이거 디즈니 CEO를 비롯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경영진과 연쇄 회동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9일 보도했다. 갈라거 의원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중국에 투자를 많이 한 미국 기업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중국과의 선택적인 디커플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라거 의원은 “미국 기업 대표들은 한결같이 미국 정부가 중국과 비즈니스를 해서는 안 되는 분야를 명확하게 기업 측에 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 이후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 훈련을 계속하고 있어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테슬라는 미·중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상하이에 대용량 전기에너지 저장장치인 메가팩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9일 상하이에서 우칭 상하이 부시장 등 현지 관리와 타오린 테슬라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테슬라의 메가팩 생산 공장 건설 계약식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와 달리 애플은 미·중 갈등으로 고조된 긴장감과 중국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에 따른 도시 봉쇄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자 그간 중국에 집중됐던 생산기지를 인도·베트남 등으로 다각화하기로 했다. 애플은 앞서 애초 중국에서만 생산하던 아이폰과 아이패드 최신형 모델의 일부를 인도로 이전해 동시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JP모건 체이스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애플이 오는 2025년까지 인도에서 전체 아이폰의 25%를 생산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술 투자사 루프벤처스의 진 먼스터 분석가도 지난해 "앞으로 5년 이내에 애플 주요 제품의 35%가 인도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테슬라는 메가팩 공장 건설을 올해 3분기에 착공해 내년 2분기에 생산을 시작할 것이고, 연간 1만 개의 메가팩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가팩은 리튬 이온 배터리로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에서 발생하는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사용된다. 테슬라는 상하이 린강 자유무역구 내에 전기차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를 두고 있다. 메가팩 공장도 이곳에 들어서게 된다.

로이터는 테슬라의 매출주로 전기차 사업에서 나오지만, 머스크태양에너지와 배터리 사업을 전기차 사업 규모로 키우려 한다고 했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 연간 1만 개의 메가팩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두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19년부터 테슬라의 중국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모델3과 모델Y를 생산한다. 이곳에서 지난해 71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했고, 이는 테슬라 전체 생산량의 52%에 달한다. 중국은 테슬라의 해외 최대 판매 시장이다. 중국이 지난해 테슬라 매출의 22.3%를 차지해 미국에 이어 둘째로 큰 시장이었다.

애플 인도에 처음으로 애플 스토어를 개점한다. 애플은 생산기지를 넘어 소비 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를 적극 공략하려고 한다. 애플 스토어는 애플이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체인 소매점이다. 애플 스토어 인도 1호점의 공식 명칭은 '애플BKC'로 뭄바이 대표 상업지구인 반드라 이스트에 있는 복합 쇼핑몰 '지오 월드 드라이브 몰'에 입점한다.

애플의 인도 애플 스토어 개점세계 최대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세계인구리뷰(WPR)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올해 14억2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중국을 제치고 인구 1위 대국에 등극한다.

뉴욕 월가의 투자금융사 에버코어ISI는 지난달 10일, 애플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인도에서 현재 중국과 같은 약 17%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면 연간 2300만 대의 아이폰이 추가로 더 팔릴 것으로 예측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220억~230억 달러(약 30조원)의 매출이 인도 시장에서 추가로 이뤄진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