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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요동치는' 금융 시장...美·글로벌 투자금 대규모 '머니 무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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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요동치는' 금융 시장...美·글로벌 투자금 대규모 '머니 무브' 이유는

미국 연방주택대부은행 대출 급감, 미국 투자금 일부 중국으로 빠져나가

최근 미국과 글로벌 금융 혼란 사태가 진정 국면을 맞았으나 투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머니 무브'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마켓워치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미국과 글로벌 금융 혼란 사태가 진정 국면을 맞았으나 투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머니 무브'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마켓워치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계기로 시작된 금융 혼란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금융 시장 변화에 따라 투자금이 이동하는 대규모 ‘머니 무브’가 계속되고 있다.

SVB, 시그니처 은행 파산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위기를 계기로 연방주택대부은행(FHLB) 대출이 급증했으나 3월 마지막 주에는 이 대출금이 370억 달러(약 48조 9510억 원)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은행들은 3월 셋째 주에만 모두 3040억 달러 (약 402조 1920억 원)를 미국 은행들에 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FHLB 대출금이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미국의 금융 혼란 사태가 진정되고 있다는 뜻이다. FHLB다른 은행과 대출 기관에 자금을 제공하는 미국 전역의 11개 지역 은행 컨소시엄이다. FHLB는 주택 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대공황 당시인 1932년 설립됐고, 1조 10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FHLB 시스템의 11개 은행은 50개 주와 미국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의 7300개 이상 금융 기관이 소유하고 있다. FHLB는 은행이 기댈 수 있는 ‘최후 직전의 대출 기관’(lender of next-to-last resort)으로 불리고, 연준의 할인창구와 비슷한 임무를 수행한다.

금융 시장이 안정을 되찾았으나 중소 은행 등에서 투자금이 인출돼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은행권에 대한 불신으로 일부 주식형 편드 자금이 미국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가 나타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MMF에 4주 연속으로 자금 유입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노동 시장의 부분적인 둔화 조짐과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 등으로 인해 MMF에 자금이 몰린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시장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 리퍼에 따르면 4월 5일을 기준으로 1주일 동안 미국 MMF 순 투자 증가분은 425억 1000만 달러에 달했다. 미국 MMF에는 지난 3월 8일부터 줄곧 투자금 유입이 계속됐으나 최근 들어 증가 폭이 약간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쁠 때는 안정성이 뛰어난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린다. 미국 채권형 펀드에는 4월 5일까지 1주일 동안 81억 달러 순증이 이뤄졌고, 이는 지난 1월 11일 이후 최대치이다. 미국 정부 국채 펀드에는 24억 4000만 달러가 유입돼 8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주식형 펀드 103억 4000만 달러가 중국 등 신흥 시장으로 빠져나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에서 대형, 중형, 소형 주식형 펀드를 각각 51억 4000만 달러, 1억 200만 달러, 18억 1000만 달러를 팔았다. TD증권은 펀드 정보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를 인용해 지난달 6∼31일 4주간 미국 주식형 펀드 자금 시장에서 103억 달러(약 13조 5000 원)가 순유출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신흥국 주식형 펀드 시장에는 55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가 순유입됐고, 이 72.7%인 40억 달러(약 5조 2000억 원)가 중국으로 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PFR을 인용해 올해 들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340억 달러(약 44조 8000억 원)를 빼냈고, 신흥국에 같은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으며 이 중 160억 달러(약 21조 1000억 원) 가량이 중국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10일 글로벌 머니 마켓에도 6주 연속으로 투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피니티브 리퍼에 따르면 4월 5일을 기준으로 1주일 동안 글로벌 머니 마켓에서 619억 1000만 달러가 순증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이 중에서 33억 8000만 달러의 국채 펀드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미국 MMF에 425억 1000만 달러, 유럽 MMF에 256억 2000만 달러, 아시아 MMF에 2억 8000만 달러가 유입됐다.

바클레이스는 정부 전용 MMF에 내년까지 1조 5000억 달러가 더 투입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 전용 머니펀드는 미 재무부 어음과 환매조건부 채권 등 사실상 신용위험이 없는 유가 증권에만 투자하는 펀드다. MMF 투자가 폭증하는 속에서도 더 안전한 정부 전용 MMF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