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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中 대만 갈등'에 대만 국민은 친미·친중으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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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中 대만 갈등'에 대만 국민은 친미·친중으로 갈라졌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오른쪽 둘째)과 만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오른쪽 둘째)과 만났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최근 중국 입장을 크게 개의치 않고 대만을 우대한다. 이는 전 세계 국가에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 중국이 무력 행사로 자존심을 지키려고 하지만 미국과 대만의 친미 정권은 제 갈 길을 간다. 중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한 일이다.

2024년 1월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양안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지난주 미국 방문이 중국을 자극해 이 지역에서 중국이 군사력을 더 많이 과시,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 미국의 대만 우대


베이징 계획의 주요 장애물은 미국이다. 중국이 대만에 공세를 개시할지는 미국이 대만을 지원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중국 싱크탱크인 남중국해 전략적 상황 조사 이니셔티브(South China Sea Strategic Situation Probing Initiativ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년 동안 남중국해에서 군사 작전을 강화했다. 미국의 대형 정찰기는 남중국해 지역으로 약 1000회 출격했으며 일부는 중국 본토 영해 기준선에서 13해리까지 근접했다. 또 다른 보고서는 중국의 원전 부문이 사이버 스파이 활동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네 번이나 대만 사수라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미국 의회도 대만을 초당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이다.

차이잉원이 이번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따로 만나서 양안 관계에 있어 미국의 대만 지원을 확인했다.

더욱이 루퍼트 해먼드 체임버스 미국·대만 비즈니스협의회 회장은 5월 초에 “약 25개 미국 방산업체가 대표단을 구성해 대만을 방문, 드론과 탄약 등 공동 생산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대표단은 스티븐 러더 전 미국 해병대 태평양사령관이 이끌 예정이며 이번 대만 방문은 2019년 이후 미국이 처음으로 방위산업에 초점을 맞춰 대표단을 조직한 것이다.

미국 대표단은 대만 방산업체 대표단과의 회담 외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의 대만에 대한 불쾌감 고조


2016년 5월 민진당(DPP)의 차이잉원이 대만 총통에 취임한 이후 중국은 대만의 정치가 전환점을 맞이한 것에 분노했다. 차이잉원은 대만을 별개의 정치적 실체로 보존하려는 확고한 신념을 그간 표출했다.

동시에 그녀는 대만의 지위에 관한 DPP의 원칙을 고수했다. 대만과 중국 사이에 1992년 합의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그녀의 남향 정책은 비대립적이며 대만의 경제를 다각화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대만의 외교 및 무역 상호작용을 광범위하게 추구한다.

이는 대만과 대만 경제계에 도움이 되는 장기적인 움직임이지만 중국 정부에는 용납하기 힘든 정책이었다.

중국은 1992년 합의에 동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녀를 비난했고, 경고는 대만 경제와 중국에 거주하는 대만 사업가들에게 부당한 압력과 위협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치적 행위와 달리 양안 사이의 거래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대만의 중국 본토로부터의 수입은 약 87% 급증했고, 중국 수출은 2016년과 2021년 사이 71% 증가했다.

2021년 중국 본토로의 수출은 대만 전체 수출의 42.3%였고, 24.8% 성장했다. 2022년에는 대만 수출에 대한 중국 본토의 기여도가 40.6%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대미 수출은 2021년 14.7%에서 15.2%로 증가했다.

2022년 대만의 중국으로의 수출은 3월에 115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11월에 89억 달러로 가장 적었다. 2023년 1월에는 68억 달러, 2월에는 70억 달러를 수출했다. 2023년은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풀었음에도 수출이 줄었다. 계절적 요인이 있다고 해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아직 흐름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양안 사이의 교역이 관계 악화로 점차 멀어지는 쪽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미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다. 이는 베이징을 동요시키고 긴장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대만이 중국에 큰소리를 내는 배경이 미국의 지원이다.

2022년에 미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중국과 미국·대만 관계에서 중요한 순간을 기록했다. 중국은 대만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을 포함해 인민해방군(PLA)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규모 공해 군사훈련을 조직했다. 그 이후 거의 매일 PLA 공군 전투기와 해군 전함이 대만해협에 진입했으며 때때로 중앙선을 넘었다.

작전을 계획하고 감독한 PLA의 허웨이둥 장군은 초고속으로 중국 정치국에 들어가 중앙군사위원회(CMC) 부위원장 두 명 중 한 명이 되었다. 중국은 또한 전역 및 지방 차원의 전쟁 대비 태세, 군사 상륙 훈련 등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9일에 대만 국방부는 대만 주변에서 중국 군용기 58대와 전함 9척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전투기 71대와 전함 9척이 중국군이 대만을 ‘포위’라고 부르는 군사훈련에 참여했다.

한편, 리창 중국 신임 총리는 전인대에서 임명된 후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이 대만에서 통일전선 활동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것임을 암시하는 인적 및 비즈니스 접촉에 중점을 두었다. 예를 들어, 최근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은퇴한 대만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는 1992년 합의가 유효함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내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활동이 더 뚜렷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차이잉원이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중국은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공해 군사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PLA 동부 전역 사령부는 4월 8일부터 10일까지 대만해협에서 작전을 전개했다.

◇ 대만 내부와 주변국의 여론 흐름


대만 내부의 여론은 복잡하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침략에 맞서야 한다며 개인들이 모여서 사격 훈련을 한다. 중국의 무력 시위를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민족 간 전쟁은 삼가야 한다고 말한다. 전쟁으로 피해를 보는 쪽은 대만이라는 생각이다.

대만 시민들은 악화되는 중·미 관계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이것이 양안 간 갈등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대만인들은 우크라이나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대만이 미·중 사이의 갈등으로 희생양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도 발견된다.

전쟁보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더 희망한다. 정치권은 양분되어 있다.

따라서 내년 1월 총통 선거 결과는 더 두고 봐야 한다. 외부에서는 당연히 현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보았지만, 지난해 11월 26일 치러진 대만의 통합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패배했다. 21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민진당은 텃밭인 가오슝, 타이난 등 5개 현급 시에서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다. 야당인 국민당은 13석을 차지했다.

대만 이외의 주변 국가들도 그들이 대만이나 미국이 이기는 쪽으로 확신할 때까지는 미국이나 대만 편을 드는 것을 자제할 것이다. 중국과의 교역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주변국은 미국은 멀고 중국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항시 의식하고 있다.

대만과 주변 국가들은 중·미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자 가까운 장래에 미국과 중국 해군 간 해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들은 지금 군사력 보강에 주의를 기울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