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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역사상 최고 기부 기록 예고...블룸버그, 통신사 지분 전액 '재단'에 넘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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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역사상 최고 기부 기록 예고...블룸버그, 통신사 지분 전액 '재단'에 넘기기로

125조원 넘는 재산 자신이 세운 자선 재단에 기부 예정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 시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 시장. 사진=로이터
세계적인 통신사인 블룸버그 통신 소유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이 통신사의 모기업인 블룸버그엘피(LP)의 소유권을 자신이 설립한 블룸버그 자선 재단(Bloomberg Philanthropies)에 넘길 계획이라고 미국의 언론 매체 ‘쿼츠’(Quartz)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세계적인 아웃도어 의류 제조업체 '파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기후 변화 대응과 환경 보호에 써달라며 회사 소유권을 비영리 환경단체에 넘긴 모델을 따르려 한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도 지난 20일 블룸버그 통신이 창업자가 떠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81세인 블룸버그의 유산 상속 방식을 놓고 지난 수년간 여러가지 추측이 나왔으나 타이 트리펫 블룸버그 통신 대변인이 자선재단에 소유권을 넘기기로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쿼츠가 보도했다. 트리펫 대변인은 FT와 인터뷰에서 “블룸버그가 늦어도 죽기 전에 자신의 회사를 블룸버그 자선재단에 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의 재산은 945억 달러(약 125조 8700억 원)가량이고, 이 재산의 88%가 블룸버그엘피 소유 지분이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상장 회사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이 회사의 지분을 자선재단에 넘기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부 기록을 세우게 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블룸버그가 자신의 기업을 ‘영구적인 목적의 트러스트’에 넘기려 한다고 보도했다. 향후 블룸버그 통신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금 전액이 재단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러스트는 자선 목적을 위해 영구히 운영되도록 설립됐고, 특정인이 설립 목적을 위반해 독단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 블룸버그는 두 딸을 두고 있다. 이들 자녀가 블룸버그 자선재단의 운영을 감독할 것이라고 쿼츠가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와 쿼츠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파타고니아 창업자 쉬나드와 같은 방식으로 유산 상속을 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쉬나드 파타고니아 창업자 일가가 지난 8월 약 30억 달러에 달하는 회사 지분을 비영리단체 홀드패스트 콜렉티브와 파타고니아 목적 신탁이라고 불리는 신설 법인에 양도했다. 기후 위기 대응 활동에 나서고 있는 홀드패스트 콜렉티브는 보통주의 98%를 넘겨받았으며, 파타고니아 목적 신탁은 전체 주식의 2%에 해당하는 회사의 모든 의결권을 양도받았다. 쉬나드 일가는 연간 1억 달러에 달하는 파타고니아의 수익도 기후변화 대처와 전 세계 미개발 토지 보호를 위한 활동에 기부하기로 했다.

블룸버그엘피 블룸버그 전 시장이 1981년 설립해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으로 키운 블룸버그 통신의 모회사이다. 블룸버그 자선재단은 기후변화부터 공공의료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를 아우르는 자선단체다.

미국 미디어 그룹 블룸버그는 지난해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모회사인 다우존스나 워싱턴포스트(WP)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트리펫 대변인은 블룸버그두 회사 모두에 대한 인수에 관심이 없고, 인수에 관해 어떠한 사람이나 기관과 논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