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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업용 부동산에 위기 신호…원격근무와 경기침체로 공실률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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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업용 부동산에 위기 신호…원격근무와 경기침체로 공실률 급증

미국 뉴욕시 월드드레이드센터 타워 빌딩과 그 아래 맨하튼 스카이라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시 월드드레이드센터 타워 빌딩과 그 아래 맨하튼 스카이라인. 사진=로이터
지금도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자주 회자된다.

그러나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은 그런 우스게 소리와는 달리 긴 터널로 들어가는 듯 하다.

오피스 등 건물 임대인들은 주기적인 시장 침체와 사람들이 일하고, 살고, 쇼핑하는 방식 등 생활 패턴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갑작스러운 금리 급등으로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는 반면 원격근무와 전자상거래의 부상으로 사무실과 영업 매장 공간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유가급등과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경기침체 그리고 신기술로 대도시 밖으로 근무지를 이전할 수 있게 하는 등 1970년대 이래 이런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찾아온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초래된 이번 상업용 부동산의 대격변을 가속화시킨 주된 원인은 바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 1분기 12.9%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고 공실률을 웃돌았다고 전했다.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는 데이터 회사인 코스타그룹(CoStar Group Inc.)가 2000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얼마나 악화될지는 미지수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미국 경제가 깊은 경기 침체를 피하고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1990년대 초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이전 두번의 경기 침체보다 덜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무실과 일부 영업장 건물주들이 직면한 더 심각한 문제는 건물 가치가 이전 붕괴 이후 반등했던 것처럼 반등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상업용 부동산이 이전 반등 때만큼 경제 성장 기여도가 떨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침체된 건물 가치는 재산세 수입에 의존하는 지방 주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고 은행 재무상황에 부담을 주어 경제 전반에 걸쳐 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상업용 부동산 경기의 악화는 건물을 담보한 가장 큰 대출자 그리고 소유자 중 하나인 은행, 연기금 및 자산운용사에 나쁜 소식이다. 앞으로 수년 동안 손실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KBW 리서치에 따르면 상업용 모기지는 미국 중위권 은행의 대출 보유액의 약 38%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북미 공적 연기금은 평균적으로 자산의 약 9%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의 자산운용사이자 부동산 투자기관인 아레나 인베스터스의 최고경영자인 댄 즈윈은 "문자 그대로 건물 등 부동산에 투자한 수조 달러가 갑자기 대규모 평가 손실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의 침체기는 경제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면, 기본적으로 대개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점점 더 많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도시로 몰려들어 사무실을 가득 메우고 상점과 레스토랑에서 밀물같은 고객들을 볼 수 있었다. 한편, 관료주의 및 용도구역 제한 등으로 인해 개발자들의 건축이 어려워져 기존 부동산 소유자들은 새로운 경쟁자들로부터 보호를 받았다.

이런 흐름은 건물 가치를 다시 회복시키고 위기가 끝나면 다시 신고가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경기 침체와 동시에 일어났기 때문에, 연준은 차입비용을 낮추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 MSCI Real Assets에 따르면 1993년 말에서 2022년 중반 사이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거의 4배나 상승하여 그 기간 인플레이션을 쉽게 능가했다.

이제 신기술과 삶과 일의 방식 변화로 많은 부동산 주인들을 위협하고 있다. 소매상점 주인들은 수년 동안 전자 상거래와 경쟁해 왔으며, 이는 상점 건물의 가치를 떨어뜨렸으며, 전국의 쇼핑몰을 위협하고 있다.

올해 상점 폐업이 급증한 가운데 향후 5년 동안 미국 내 약 5만 개의 소매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UBS 그룹은 밝혔다. 베드베스비욘드(Bed Bath & Beyond Inc.)는 수년간의 손실과 재기 계획의 실패로 23일(일)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가장 최근 문을 닫은 전국 체인 소매업체가 되었다. 그 회사는 결국 360개 영업점과 120 Buy Buy Baby 소매점을 모두 폐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무실은 과잉 공급이 해소되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 수년간 임차인 수요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 이메일, 줌(Zoom) 및 드롭박스(Dropbox)와 같은 기술로 가능해진 원격 근무의 인기는 사무공간 공실률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다는 의미이다. 코스타에 따르면, 직원 1인당 점유 공간이 2015년보다 12%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 임차인이 사무실 임대를 갱신할 때 더 적은 공간으로 충족될 수 있다는 신호이다.

물론 모든 상업용 부동산이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데이터 센터와 창고는 전자 상거래와 원격 작업의 이점을 누렸다. 아파트 임대료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으며, 미국의 주택 공급 부족은 지속되어 결국 높은 임대료가 유지될 것으로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한다. 뉴욕 맨하튼의 소매 상점 임대료가 다시 오르고 있으며, 일부 주요 체인점들은 지난 코로나 시기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피스 임대 시장에도 몇 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건물주 대부분이 2008년보다 부동산 담보부 부채가 적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더 많은 임대 물건들이 임대 기간이 종료되고 기업들은 사무 공간을 줄여나가면서 공실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한다. 부동산 분석회사 그린 스트리트(Green Street)는 사무실 건물 가격이 2022년 초 이후 25% 하락했다고 추정한다. 쇼핑몰 가격은 2022년 초 이후 기준 19%, 2016년 이후 기준 44% 하락했다고 전했다.

MSCI Real Assets의 수석 경제학자인 짐 코스텔로(Jim Costello)는 미국 대도시의 집주인들이 마지막으로 생활 패턴 변화와 함께 시장 침체를 겪은 것은 1960년대와 1970년대라고 말했다. 당시 고속도로, 팩스, 저렴한 장거리 전화의 보급으로 공장과 사무실이 대도시에서 더 저렴한 교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따라 더 많은 가족들이 도심을 떠나 교외로 이사했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으로 시장은 어려워졌다.

도심 아파트, 사무실 그리고 소매 상가의 많은 소유자는 그들 재산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브롱크스에서는 몇몇 집주인들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불을 지르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번에는 공실과 금리 상승이 맞물려 건물주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트렙(Trepp Inc)에 따르면 플로리다 잭슨빌 교외에 있는 널찍한 오피스 단지인 디어우드 파크 내 메리디언의 유일한 세입자였던 도이체뱅크는 2022년말 이전해 나갔다.

미국 전역에서 부채 비용이 급증하고 건물 가치가 급락하면서 메리디언 건물주는 신규 대출을 받지 못했고 4월1일 부동산 담보대출이 만기가 되자 채무불이행에 빠졌다고 트렙은 전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