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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핵무장 승계할 차세대 전문가 그룹 발굴 서두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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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핵무장 승계할 차세대 전문가 그룹 발굴 서두를 때다"

북핵과 중핵 위협에 맞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 준비에 착수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해온 세 현자를 잇는 차세대 핵무장 준비 그룹 발굴이 시급하다.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왼쪽), 장인순 전 원자력연구소장(가운데),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이미지 확대보기
북핵과 중핵 위협에 맞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 준비에 착수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해온 세 현자를 잇는 차세대 핵무장 준비 그룹 발굴이 시급하다.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왼쪽), 장인순 전 원자력연구소장(가운데),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
이상희, 장인순, 서균렬을 잇는 안보와 핵공학 부문 차세대 핵무장 준비그룹 발굴 시급하다

나라에 큰 위기가 닥치거나 그 같은 위기가 임박했을 때 사람들은 “대체 ‘국가’가 있긴 한 것인가?”라고 자문한다. 여기서 ‘국가’는 영토와 국민, 주권의 합이 아니라 그 같은 위기를 인지해서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정부와 민간 부문 모든 사람의 합을 의미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국과의 패권 경쟁인 2차 냉전의 승리를 위한 미국의 2대 전략인 대중 첨단기술 봉쇄 동맹 전략인 ‘재세계화(re-globalization)’와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이중 봉쇄(dual containment)’에 참여하기로 약속한 대가로 바이든 대통령과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해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통한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를 강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중국·북한 노골적 핵위협
한·미 핵협의그룹 창설로
핵 확장 억제 강화 '착착'

문제는 한국이 직면한 핵 위협이 북핵 위협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해 중국의 핵무기 위협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앞으로 본토 동남해안에 20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더 지을 예정이다. 따라서 유사시 대형 방사능 재해와 더불어 플루토늄 재처리를 통해 핵탄도미사일 수가 현재 350기에서 2030년까지 1000기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핵 위협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중국이 푸젠성 샤푸현에서 건설 중인 고속증식로(CFR-600)의 완공이 임박해 가동 시 핵무기용 플루토늄이 대거 생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전 출력량이 60만㎾인 이곳에서 핵무기용 고농축 플루토늄을 연간 200∼300㎏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100∼200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 때문에 국내 핵공학계의 대표적인 현자(賢者)들인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와 장인순 전 원자력연구소장은 CNBC KOREA와 글로벌이코노믹과 각각 4월 11일과 26일 인터뷰를 갖고 북핵 위협뿐만 아니라 중핵 위협에 대비해서라도 한국은 당장 자체 핵무장을 위한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이 4·26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의무 준수를 재확인함으로써 당분간 정부 차원에서 자체 핵무장을 추구하는 것이 어려워진 지금 북핵과 중핵이라는 ‘이중 핵 위협’의 중대 위기로부터 나라를 구해줄 것으로 국민이 믿는, 앞서 살펴본 사람들의 합으로서의 ‘국가’가 존재한다면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이 바로 서균렬 교수가 언급한, 언젠가 자체 핵무장이 가능할 때를 대비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준비를 묵묵히 해오고 있는 사람들의 합일 가능성이 크다. 서 교수는 지난 4월 11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 이후 수차례에 걸쳐 가진 추가 비공식 인터뷰에서 북핵과 중핵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오늘날의 위기를 고민해 오고 있는 사람이라면 귀가 번쩍 뜨일 수 있는 생각을 토로했다. 한국 내 어디엔가 북한과 중국의 핵무기 선제공격 위협 고조 등 유사시 미국의 동의를 확보해 자체 핵무장을 할 수 있게 될 때를 대비해 핵무기 얼개의 설계와 핵물질 우라늄235의 아임계 질량 12.5㎏ 확보 등 핵무기 제조를 위한 2대 핵심 준비를 묵묵히 해오고 있는 그룹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라늄 등 핵물질 확보
3차원 얼개 설계능력 등
핵무기 제조 적극 대비

만약 서 교수의 토로대로 그 같은 그룹이 존재한다면 그들이야말로 오늘날 북핵과 중핵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애타게 기대하는 ‘국가’일 수 있다. 아니 그들이 ‘국가’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장인순 전 소장과 서균렬 교수의 지적대로 오늘날엔 핵무기 제조 기술이 첨단기술은 아니지만 핵무기 개발에 나서지 않는 정부를 대신해서 핵무기 얼개의 정밀한 설계는 물론 핵물질 우라늄235의 아임계 질량 12.5㎏ 확보를 차분하게 준비한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정의의 ‘국가’로서 소명이 없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핵무기 얼개를 3차원적으로 설계해 내는 것은 핵물질 우라늄235의 확보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평가한다. 문제는 얼개의 이 같은 정밀한 설계가 미국 기업들이 지재권을 보유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야만 가능한데 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순간 CIA를 비롯한 미국의 정보기관들에 의해 포착된다는 데 있다. 국내 원자핵공학계의 최고 현자이자 원로인 서 교수도 미 정보 당국의 감시나 추적을 원하지 않는 만큼 원형 얼개의 2차원 설계를 손 계산으로 하는 정도이지 3차원의 정밀한 설계를 위해 그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본 적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한다면 국내 어딘가에서 자체 핵무장을 준비해 오고 있는 그룹이 존재할 것이라는 서 교수의 추정이 사실일 경우 그들은 미 정보 당국의 추적을 피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핵무기 얼개의 3차원 정밀 설계 준비를 끝내 놓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서 교수는 그들이 그 정도의 준비를 해오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에 자체 핵무장 준비 그룹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을 수 있다. 그는 이 같은 믿음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보해온 근거들이나 느낌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털어놓지 않았다. 확신보다는 기대에 가까운 것일 수 있다.

핵물질 확보 방안과 관련해서도 서 교수는 중요한 언급을 했다. 이 그룹이라면 미국이 한국에 자체 핵무장을 허용하면서도 우라늄235 12.5㎏이나 플루토늄239 2.5㎏을 제공하지 않을 시 두 물질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인순 전 소장은 2000년에 미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인 레이저 농축 기술로 2g의 우라늄 농축에 성공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 사찰까지 받아야 했다. 만약 자체 핵무장 준비그룹이 존재하고 장 전 소장의 지휘를 받아 레이저 농축 실험을 했던 전문가들이 이 그룹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 그룹은 유사시 언제든 레이저 농축 기술을 활용해 우라늄235 12.5㎏을 확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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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그룹이 서 교수의 믿음대로 존재한다면 거기에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들은 어떤 사람들이냐는 것인데 정부 관료일 수도 있고, 대학교를 비롯한 학계나 정부 산하 연구소 소속 전문가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기업인일 수도 있다.

자체 핵무장 준비그룹이 존재하고 이 그룹을 이끄는 전문가들이 핵공학 전문가들일 경우 그들 대부분은 1970년대 초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밀명을 받고 극비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원자력연구소와 국방과학연구소(ADD) 출신일 개연성이 적지 않다.

국내 한 방송사의 보도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소의 경우 박 대통령의 핵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원로 전문가로 김철 박사가 있었는데 그는 해당 방송사의 취재진에게 박정희 정부 때 작성된 빛바랜 핵시설 설계 도면의 일부를 공개했다고 한다.

이 방송사는 이어 박 대통령의 핵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또 다른 전문가로서 이경서 전 국방과학연구소 박사도 출연시켰는데, 그는 방송에서 ‘대전기계창’이라고 불리던 대외 비밀기관에서 일했으며 그곳에는 언덕 너머로 접근 금지구역인 핵기폭장치 개발을 위한 비밀 연구시설이 있었다고 공개했다고 한다. 이 박사는 이어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핵기폭장치를, 원자력연구소에선 핵물질을 위장으로 개발하라는 극비 지시가 있었다”면서 이 같은 극비 핵무기 개발 사실은 박 대통령이 10·26 사태로 사망한 뒤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희·장인순·서균렬 잇는
안보·핵공학 차세대 그룹
확보만이 핵무장 앞당겨

김철 박사와 이경서 박사의 이 같은 증언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의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원자력연구소와 국방과학연구소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이 전두환 정부 출범 후 미국의 요구로 핵 개발이 중단되면서 이들 연구소를 떠나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이미 확보한 핵무기 개발 전문 기술로 그 후 각자의 위치에서 핵무장 준비를 해왔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서 교수의 앞서의 토로를 접한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검증해본 결과 확인된 ‘국가’는 세 사람의 합이다. 주간조선과의 2023년 1월 신년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자체 핵무장 필요성을 주창한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과 CNBC KOREA와 글로벌이코노믹과의 4월 11일 및 4월 26일 인터뷰를 통해 각각 한국의 자체 핵무장 준비 착수를 촉구한 서균렬 교수와 장인순 전 소장 외에는 지금까지 핵무기 개발을 위한 준비에 당장 착수해야 한다는 의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사람은 정부와 민간 통틀어 이들 세 현자 외에는 없다.

그렇다면 각 분야에 숨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해온 방식대로 역할을 하게 놔둘 필요가 있다. 대신 이들 세 현자를 중심으로 하여 국방부와 학계로 각각 대표되는 안보정책 분야와 핵공학 분야에서 이들로부터 자체 핵무장 의제를 승계하고 핵무기의 얼개 설계 능력과 우라늄235 확보 기술 등 전문 지식을 갖춘 차세대 핵무장 준비그룹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차세대의 ‘국가’를 구성할 안보정책 결정자들과 핵공학 전문가들을 많이 확보할수록 자체 핵무장 시기는 빨라질 것이다.


이교관 CNBC KOREA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