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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과학자들이 발견한 ‘전혀 뜻밖의’ 기후변화 해법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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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과학자들이 발견한 ‘전혀 뜻밖의’ 기후변화 해법 알고보니

균근균. 사진=영국 셰필드대이미지 확대보기
균근균. 사진=영국 셰필드대
전 세계 주요 경제 선진국들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의 보급률 확대에 팔을 걷어붙인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종래의 내연기관 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의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서다. 비록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이지만 결과적으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도록 만든 계기도 됐다.
지구촌이 전기차 시대로 옮겨가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으나 아직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내연차보다 부담스러운 가격이 커다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차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저렴한 해결 방안을 과학자들이 ‘뜻밖에’ 발견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균근균 버섯, 지구 온실가스 최대 36% 흡수


6일(현지 시간)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발견한 기후변화의 새로운 해법은 다름 아닌 ‘식용 버섯’이다. 지구촌 어디에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이 식재료가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한 과학자는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연구 중심 교육기관으로 유명한 셰필드대학교의 생물학자들이다.

이들은 세계적인 과학뉴스 전문 포털사이트인 유레카얼러트에 전날 올린 보도자료에서 ‘균근균 버섯(mycorrhizal fungi)’에 전 세계적인 화석연료 사용으로 막대한 규모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36%까지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버섯이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36%까지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같은 날 국제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쉽게 말하면 균근균 버섯이 흡수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규모는 중국에서 1년간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 버섯은 전 세계에 걸쳐 분포해 있는 초원이나 숲은 물론 주변에 흔한 도로, 정원, 주택 밑의 땅속에서도 자랄 정도로 쉽게 조달할 수 있는 대상일 뿐만 아니라 배출된 온실가스를 획기적인 수준으로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균근균 버섯이 자라는 전 세계 식물 속에 쌓인 이산화탄소 가운데 연간 약 13.12Gt(기가톤)이 균근균 버섯의 힘으로 자동적으로 처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중국이 지난 2021년 기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10.4Gt보다 많은 규모다.

◇가려져 있던 균근균의 놀라운 능력


균근균 버섯에 속하는 식용버섯인 송이버섯.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균근균 버섯에 속하는 식용버섯인 송이버섯. 사진=로이터

식용 버섯은 크게 균근균 버섯과 부생성 버섯으로 구분되는데 송이버섯, 흰들버섯, 송로버섯이 전자에 속하고 자연에서 채취되고 있다. 표고버섯, 양송이, 느타리버섯, 새송이, 팽이버섯 등을 비롯한 부생성 버섯은 인공 재배가 가능하며 대부분의 식용 버섯이 여기에 속한다.

균근균 버섯은 특히 중금속을 분해하고 흡수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이 버섯이 자라는 숙주식물에 나쁜 물질을 흡수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데 바로 이 같은 능력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 수준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버섯은 식물의 생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식품으로도 제공되기 때문에 이미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으나 기후변화에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이들 과학자 덕분에 확인된 셈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케이티 필드 셰필드대 생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경천동지할 수준”이라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균근균 버섯의 기후변화 대응 능력을 발견해낸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처럼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한 버섯이 기생하는 식물이 자라는 지구 표토의 오염 문제가 더 이상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지 않도록 세계 각국의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유엔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농작물과 숲이 자라는 얇고 비옥한 피부인 지구 표토의 90%가 오는 2050년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