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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유니클로 '쉬인', 뉴욕증시 상장 등록 절차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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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유니클로 '쉬인', 뉴욕증시 상장 등록 절차 마쳐

올해 말 거래 시작…기업 가치 90조 원 육박 2021년 디디 글로벌 이후 최대어
중국 패스트 패션 업체 쉬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패스트 패션 업체 쉬인. 사진=로이터
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리는 패스트 패션 업체 ‘쉬인’(Shein)이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위한 등록 절차를 마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쉬인은 미국 의회가 미국인들이 쉬인 등을 통해 중국산 제품을 직구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려는 움직임 속에 전격적으로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했다.

쉬인의 기업 가치는 680억 달러 (약 89조 6240억 원)로 지난 2021년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 글로벌 상장 이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것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디디 글로벌은 뉴욕 증시 상장 1년 만에 중국 정부 당국의 압박으로 상장 폐지됐다.

쉬인은 비공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등록을 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쉬인은 올해 말 이전에 뉴욕 증시에 공식 데뷔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쉬인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첨단 기술 이전, 인권, 대만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뉴욕 증시 상장에 나섰다. 미국의 상당수 의원은 쉬인의 기업공개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 의원은 SEC가 쉬인이 불법 아동 노동에 연루됐는지 철저히 심사하라고 요구했다.
쉬인은 강제 노동 의혹을 받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를 공급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쉬인은 신장 위구르 면화를 공급받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성명을 내고,런 주장을 일축했다.

쉬인은 중국에서 설립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라인 패스트 패션 브랜드로 전 세계 15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쉬인은 5달러짜리 탱크톱과 6달러짜리 샌들 등 초저가 상품으로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 등 수백만 명이 강제 노동과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쉬인중국 내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값싼 섬유를 사용했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최대 면화 생산지이고, 중국 전체 면화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미국 의회에서는 미국인의 중국산 제품 해외 직구를 막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면세 규정을 개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는 ‘디 미니미스 룰’(de Minimis rule, 최소 허용 기준)이 있다. 이 규정은 해외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800달러 (약 105만 원) 미만의 제품에 대해서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인이 쉬인을 통해 중국 제품을 직구하면 그 제품에 대한 관세가 붙지 않는다.

이는 물론 중국산 제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외국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그렇지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산 제품이 이 법의 최대 수혜자이고, 쉬인 같은 기업이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디 미니미스 룰’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AP 통신은 현재 해외 직구를 통해 중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2016년에 ‘디 미니미스 룰’ 적용 기준을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올렸다. 이 법을 개정한 이후 무관세로 미국에 들어오는 수입품 규모가 2억 200만 달러(약 2886억 원)에서 지난 2021년에 7억 7100만 달러 (약 1조 115억 원) 가량으로 늘어났다고 AP가 전했다. 이 중에서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량이다. 지난해 800달러 미만 제품 해외 직구 구매량은 6억 8500만 달러 가량이다.

미 의회에는 지난해 말에 이 법 개정안이 상정됐으나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 등으로 가결되지 않았다. 현재 미국 의회는 중국을 겨냥해 ‘외국 적성국’에서 오는 품목의 무관세 적용 기준을 대폭 낮추는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