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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푸틴, '바그너 용병' 정규군 편입으로 통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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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푸틴, '바그너 용병' 정규군 편입으로 통제 추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용병 그룹을 정규군으로 편입하는 등 조직 정비 작업에 나섰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용병 그룹을 정규군으로 편입하는 등 조직 정비 작업에 나섰다. 사진=로이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 그룹의 반란 이슈가 발생한 이후 조기 사태 수습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 분산되어 러시아와 푸틴의 이익을 위해 활동한 이들 용병이 러시아 정규군과 푸틴에게 해악이 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에 따라 조직 정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의 ‘엘파이스’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목표는 용병 회사를 조만간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푸틴이 용병을 통제하고 통제를 받지 않으려는 용병을 제압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용병 조직 실태


용병 그룹은 러시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은 현재 없어진 ‘블랙워터’(Blackwater)와 같은 용병 회사를 운영한 것이 푸틴에게 러시아 용병 산업에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푸틴은 바그너 같은 용병 조직이 전 세계에 대략 수만 명 정도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시리아, 리비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단, 우크라이나 등에서 활동하면서 석유, 가스, 광물 등 천연자원 확보와 반군 진압에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얻는다. 구성원은 주로 러시아, 체첸,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출신이다.

바그너 그룹은 전 세계에 배치된 러시아 용병 기업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가시적이며 인정받는 조직 가운데 하나이다. 약 30개의 용병 조직(대부분 500명 이상, 일부는 수만 명)이 서로 다른 국가에서 활동한다.

바그너는 2014년부터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 정부를 돕기 위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시리아 반군을 진압하고, 석유, 가스, 광물 등 천연자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러시아 정부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았다.

용병 조직에는 코사크, 연합 보안군 참전 용사, 제국 군단, 차르의 늑대와 같이 바그너에 비해 덜 알려진 조직이 있다.

지금껏 하이브리드 전쟁을 통해 러시아의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영향력을 해외로 확장하고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우크라이나 최전선에는 수만 명의 참전 용사가 있고, 용병 고용이 정부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아프리카에서 러시아 존재감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러시아 대기업은 국내외에서 이런 용병 조직에 보안을 맡겨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용병 시장은 100억 달러를 넘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용병 조직의 합법화 배경


우크라이나 공세에 러시아군의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국방부 편입을 위한 계약에 반발해 반란이 일어났다. 정규군 편입 시 받을 수 있는 수입이 용병 계약으로 받을 수 있는 급여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이에 반발한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은 크렘린 최고위층에 권력과 영향력을 얻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참모총장을 전복시키려고 시위를 일으켰다. 모스크바로 진군할 때도 아무도 이들을 멈추지 못했다.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푸틴과 러시아군은 조만간 용병 조직을 합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용병을 통제하고 그러한 통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을 제압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합법화라고 본 것이다.

푸틴은 벨라루스로 가거나 군대에 입대하거나 무기를 내려놓을 수 있도록 옵션을 주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4명만이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병 그룹 합법화 조치 착수와 한계


동조자는 적지만 일단 용병 조직 해체와 정규군 편입의 길은 열렸다. 또한 바그너 통제 조치로 프리고진이 통제하는 미디어인 패트리어트(Patriot)에 대한 단속이 이뤄졌다. 바그너 관련 최소 5개의 언론을 리스트에 올렸다.

특히, 유전과 광산 작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용병 조직이 아프리카에서 바그너 계약을 인수하면 프리고진과 바그너 수입이 절반으로 준다.

한편, 바그너 그룹 외 기타 용병들의 정규군 편입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용병들이 국내외 광업 및 산업 운영은 물론 개인 건물에 대한 보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과 안전, 귀중품을 호위하고 보호하는 외 군사 및 경찰 임무를 수행하고 스파이 활동도 수행하기 때문이다.

소수의 러시아 대기업도 자체 보안 조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크렘린 기관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석유 회사인 루커오일(Lukoil)은 현재 FSB로 알려진 KGB와 연결된 요원이 만든 보안 회사다.

이들은 러시아 이익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 거대 기술 기업인 로스텍과 가즈프롬 역시 자체 민간군대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자체 치안과 요인 보호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를 해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국가가 비밀 활동을 하다 적발되면 비난받을 수 있는 작전을 이들이 몰래 하고 있다. 이는 KGB 출신 푸틴이 주도한 러시아의 표준 관행이었다. 우크라이나와 시리아를 넘어 이들 회사의 에이전트는 베네수엘라, 리비아, 콩고민주공화국, 마다가스카르, 수단, 말리, 모잠비크,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4개 대륙의 약 30개국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따라서, 용병 조직의 합법화는 바그너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담해 정규군대의 명령 체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작전한 용병 조직이나 평상시 푸틴이나 러시아 고위층 눈 밖에 난 조직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바그너 그룹에 속한 용병들은 정규군으로 편입되면 급여가 너무 적어 이를 따르지 않고 다른 용병 조직으로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