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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세계의 빵 바구니' 우크라이나 수출길 또 '빗장' 세계 식량 안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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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세계의 빵 바구니' 우크라이나 수출길 또 '빗장' 세계 식량 안보 비상

튀르키예 인근을 지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튀르키예 인근을 지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흑해곡물협정을 종료해 '세계의 빵 바구니'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에 또 '빗장'을 걸며 세계 식량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17일(현지 시각)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종료 발표 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은 이날 부셸당 6.81달러로 3.0% 급등했다.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5.21달러로 1.4%, 콩 가격은 부셸당 13.86달러인 1.1% 오르며 세계 식량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수출길이 다시 막히면 밀, 옥수수 가격이 오르고 연쇄적으로 빵, 파스타와 같은 주요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이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관련된 흑해협정의 일부가 이행되면 러시아는 즉시 이 협정의 이행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면서 지난해 세계 식량 가격은 사상 최고로 치솟으며 세계 식량 위기를 초래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모두 개발도상국들이 의존하고 있는 밀, 보리, 해바라기 기름 및 기타 저렴한 식품들의 주요 글로벌 공급국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1년 반 전 상황과 비교하면 그사이 러시아와 브라질 등이 밀과 옥수수 수출을 확대했기 때문에 곡물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P 통신은 러시아의 곡물 협정 종료로 일시적으로 식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은 기대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하면서도 세계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소말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로 보낼 곡물을 우크라이나에서 구매해왔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흑해곡물협정은 여러 우여곡절에도 지난해 전쟁 이후 벌어진 세계 식량난 완화에 크게 기여했으나, 이번에 종료를 피하지 못하면서 위기 재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과 미국, EU 등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종료 결정을 강하게 비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이행 종료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도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종료 선언을 규탄했다.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곡물협정 중단 결정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이는 식량 부족을 악화하고 전세계 수백만 명의 취약계층을 한층 위험에 빠트린다"고 비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는 전 세계 취약층을 위한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