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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침공 1년 반, 러시아가 입은 ‘경제적 내상’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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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침공 1년 반, 러시아가 입은 ‘경제적 내상’ 들여다보니

러시아 루블화 동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루블화 동전. 사진=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1년6개월이 지났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로 러시아는 커다란 경제적인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미국의 유력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그 피해가 어떤 분야를 중심으로 얼마나 컸는지에 대해 17일(현지 시간) 구체적으로 짚어봤다.

결론적으로 크렘린궁은 서방의 제재 조치에도 러시아 경제는 건재하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는 그동안 상당한 타격을 입어왔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타격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러시아 전문가 제프리 소넨펠드 교수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겪는 경제적 고통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에너지기업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국영기업들에 대한 지배력을 악용해 전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군자금을 대고 있는 것에서 주로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시장 한파

서방의 경제 제재로 무엇보다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분야는 러시아의 자동차 업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단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난해 2월 터진 이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기준 자동차 판매량이 무려 75% 가까이 급감한 데서 확인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서방의 제재 속에 원자재와 부품 조달에 커다란 차질이 생긴 가운데 수요도 크게 위축되면서 자동차 가격이 급등한 때문이다.

예일대 경영대학원 부설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 연구원인 스티븐 티안은 “한마디로 전쟁이 터지면서 러시아 국민의 자동차 소비가 크게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전쟁 발발로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자동차를 비롯해 큰돈이 들어가는 소비 품목에 대한 지출이 급감했다는 얘기다.

특히 소비가 심각하게 줄어든 제품은 외국산 고급차로 분석됐다고 티안 연구원은 설명했다. 경제력이 있는 소비자들도 수입 고급차를 사는 행위를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얼어붙은 수출

러시아의 수출 전선에도 한파가 닥쳤다. 특히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의 수출 실적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 호주 등이 지난 1월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배럴당 60달러(약 7만원)의 가격상한 제재를 시행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러시아 재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업체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벌어들인 재정 수입 역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쟁을 일으킨 대가로 에너지 수출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면서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 4~6월 기준으로 집계한 러시아의 경상수지도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3%나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루블화 가치 폭락

미국 달러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달러 대 루블 환율이 이달 초 기준으로 달러당 93.48루블 수준을 보여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가치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출신의 재미 경제학자인 콘스탄틴 소닌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루블화 가치는 계속 떨어지는 일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구입 대금을 달러화로 지불하기 어려워지면서 초비상이 걸린 러시아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국 통화로 결제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 정유업체들은 달러화 대신 중국 위안화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대금을 이달 초부터 결제하기 시작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